박근혜 대통령이 6월 중순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11일 외교 당국에 따르면 현재 한·미 당국은 정상회담과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한·미 동맹과 동북아 안보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문제도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과 관련해 본격적인 도발로 갈 경우 어떻게 대응할지, 북핵에 대한 '전략적 인내' 기조를 유지할지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이번 방미에서는 개별 현안보다는 큰 틀에서 '한·미 동맹이 굳건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데 더 큰 방점이 찍힐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 이후 국내에서 "미·일 신(新)밀월 국면에서 한국 외교가 고립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동북아의 복잡한 전략 구도 속에서 한·미 동맹의 새로운 역할을 어떻게 찾아나갈 것인지가 숙제"라고 했다. 한·일관계 역시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미국 측으로부터 "미국은 일본에 과거사 문제에 대해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다"라는 확실한 메시지가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미국이 아시아 전략 차원에서 한·중·일 3국 정상을 모두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9월 미국을 국빈 방문 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박 대통령의 이번 방미는 국빈 방문보다는 격이 낮은 공식 실무 또는 실무 방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대통령 방미와 관련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이달 중순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駐美) 한국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17~18일 정도에 한국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정하는 것으로 안다"며 "지난달 열렸던 미·일 정상회담 내용을 설명하고,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관련한 의제 조율 등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