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코리안 시네마’의 시작을 알렸던 ‘접속’(1997), 박찬욱을 스타 감독으로 만든 ‘공동경비구역 JSA’(2000), 감동의 스포츠 드라마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9), 국산 애니메이션의 신기원 ‘마당을 나온 암탉’(2011), 첫사랑 신드롬을 불러왔던 ‘건축학개론’(2012)까지….
늘 새로운 시선과 신선한 시도로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만들어온 ‘명필름’(대표 이은·심재명)이 지난 30일 오전 경기도 파주출판도시에서 명필름영화학교와 명필름아트센터의 개관식을 열었다. 명필름 이은(54) 대표는 “영화계 동료와 관객들 덕에 이룬 성과의 의미를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5년여 고민한 결과가 이번에 문 여는 영화학교와 아트센터”라고 했다. “한국영화의 내일을 이끌어갈 후진을 양성하고 관객과 소통하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싶었습니다. 20년 동안 영화를 36편 제작해 매번 행사를 열었지만 오늘처럼 떨리는 날은 없었네요.”
파주영화도시는 명필름 뿐 아니라 이미 사옥을 완공한 특수효과 회사 ‘데몰리션’ 등 영화· 영상 관련 업체들이 내년 완성을 목표로 사옥 건설과 입주를 준비 중인 곳이다. 명필름·영화학교·아트센터 건물은 지상4층, 지하2층, 연면적 7941㎡ 규모다.
명필름영화학교는 여러 면에서 한국 영화계에서 선례를 찾기 힘든 새로운 시도다. 영화제작사가 직접 학교를 세우고 학생을 선발해 현장 전문가들로부터 1대1 지도를 받을 시설과 환경을 무료로 제공한다. 작년 1기 학생을 선발할 때부터 연출과 제작 각 분야에 걸쳐 ‘준비된’ 인재를 선별해 뽑았다. 1년간 정규 수업과 워크숍을 거친 뒤, 다시 1년간 실제 영화를 제작하는 총 2년 과정이다. 심재명 대표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입학 당시 연출 부문 선발 학생이 제출한 시나리오와 계획서로 기성 스태프들과 함께 장편영화 두 편, 다큐멘터리 한 편을 매년 만의 다큐멘터리를 매년 만들도록 할 것이다. 1억, 2억원짜리도 있겠지만 몇 십억원짜리 영화도 나올 수 있다”고 했었다.
‘명필름아트센터’에는 명필름 영화와 기획 프로그램을 상영하는 ‘영화관’, 콘서트, 뮤지컬, 연극 등을 무대에 올리는 ‘공연장’, 전시 공간 ‘아트랩’, 영화·건축·디자인을 테마로 확장된 개념의 북카페 ‘카페모음’이 마련됐다.
배우 권해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개관식에는 문화융성위원회 김동호 위원장, 파주출판도시문화재단 이기웅 명예위원장, 임권택 감독, 정지영 감독, 이용주 감독, 안성기 배우, 송강호 배우 등이 참석했다. 배우 안성기는 “1990년대 명필름이 했던 것처럼, 명필름영화학교와 아트센터 개관을 통해 한국 영화에 다시 한 번 새로운 장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했다. 임권택 감독은 “기존 명필름의 제작 시스템을 생각할 때 한국영화에 크게 기여하고, 장차 책임져나갈 인재들을 육성할 수 있으리라 희망과 믿음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명필름 아트센터 ‘영화관’에서는 개관 기념으로 이달 20일까지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하루 두 차례 무료로,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을 하루 2차례 유료로 상영한다. 명필름아트센터 홈페이지 www.mfart.kr, 문의전화 (031)930-6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