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이대호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짐 아두치(30)는 팀이 애타게 기다리던 주인공이다. 아두치가 빠진 뒤 롯데는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지만, 그래도 팀에서 외국인타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오죽했으면 이종운 감독이 지난 주 삼성 3연전을 모두 내준 뒤 "아두치만 있었다면 1경기는 잡을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을까.
아두치는 14일 복귀전에서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중견수 톱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2타점에 홈런 1개를 날렸다. 특히 극적이었던 것은 1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홈런으로 복귀신고를 했다는 점이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아두치는 방송사 인터뷰에 응하느라 바빴다. 롯데가 손꼽아 기다렸던 아두치의 복귀, 그리고 복귀전에서 활약을 펼쳤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아두치를 기다리는 여자 3명이 사직구장에 있었다. 바로 아내인 로렌 아두치(28)와 딸 가브리엘 아두치(4), 엠마 아두치(2)다.
이날 사직구장에는 아두치 그리고 조쉬 린드블럼의 가족이 찾아왔다. 아두치의 두 딸 가브리엘과 엠마는 아버지를 기다리며 사직구장 선수단 라커 입구를 놀이터로 삼았다. 금발에 벽안 여자아이 둘이서 장난치며 내는 소리는 사직구장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아두치는 "아마 내 딸들도 홈런을 봤을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아내 로렌에게 아두치의 홈런을 보았느냐고 묻자 "당연히 봤다. 그렇지만 경기를 끝까지 보지는 못했다. 막내(엠마) 이유식 시간이 되기도 했고, 경기장이 추워서 5회까지 보고 집에 갔다가 다시 나오는 길"이라고 답했다.
이어 로렌은 "야구장에서 남편의 홈런을 보는 건 자주 있는 일은 아니었다. 오늘 이런 일이 있었으니 더 자주 와야겠다"며 활짝 웃었다. 잠시 로렌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엠마는 아버지가 홈런을 친 걸 아는지 기자에게 고사리 손을 펴서 하이파이브를 했다.
현재 아두치는 사직구장 근처 아파트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다. 가족과 함께 있으니 편한 마음으로 야구에만 전념하는 게 가능하다. 올 가을 아두치 집안에는 셋째가 태어나게 되는데, 그때까지 아두치 가족들의 사직구장 나들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좌) 엠마 아두치, (우) 가브리엘 아두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