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하면 흔히 먹으로 그린 사군자와 산수화를 떠올린다. 옛 서울역사를 개조한 '문화역 서울 284'에서 30일까지 열리는 '한국화의 경계, 한국화의 확장'전은 한국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한국의 정서가 담겨 있는 그림이 곧 한국화"라는 시각이다.

참여 작가부터 다양하다. 조각가 정현, 사진가 구본창 등 작가 29명이 참여해 한국화부터 서양화, 조각, 설치미술 등 총 100여점을 선보인다. 김승영의 영상설치품 '구름'은 푸른 벽 가운데 구름이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삶의 허무함과 함께 반복되는 삶의 순환을 나타내고 있다. 이종구의 '내 땅에서 농사짓고 싶다'는 한지에 아크릴을 사용해 그린 그림으로 활기를 잃어가는 농촌의 모습을 담았다. 초점을 잃은 듯한 커다란 눈망울, 동적으로 꺾인 얼굴을 담은 서정태의 그림 '푸른 초상'〈사진〉은 흡사 뭉크의 '절규'를 떠올리게 한다. 뭉크가 유채물감을 쓴 것과 달리 서정태는 장지에 채색물감을 사용해 한국적인 멋을 나타냈다.

전시를 기획한 우종택(42) 작가는 "우리 안에선 한국화냐 서양화냐 경계를 나누지만 해외에 나가면 '한국 작가' 작품이란 사실만 부각된다. 서양의 재료와 형식을 '우리화'시키는 게 중요하단 걸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02)3407-3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