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가 올해 들어 한 번도 공개활동을 수행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2년 처음 북한 매체에 등장한 리설주는 지난 3년간 모두 53회 김정은의 공개활동에 동행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리설주는 주로 김정은의 금수산기념궁전 참배, 경기관람ㆍ공연관람 등 비군사적 공개활동에 동행하며 대외적으로 김정은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기여했다. 리설주가 올해 들어 공개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는 김정은의 경기ㆍ공연관람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 초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고위 인사들의 잇따른 북한붕괴 발언과 강화되는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공세에 긴장한 김정은이 리설주를 데리고 공연이나 경기관람할 여유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집권 3년을 맞아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들어선 김정은에게 리설주의 동행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리설주의 장기 은둔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는 미니스커트와 하이힐 등 리설주의 옷차림을 따라 한 새로운 패션 열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인민일보 해외판 공식사이트인 해외망은 최근 북한 평양의 중산층을 중심으로 하이힐과 미니스커트가 패션의 기본이 되고 있다며 무릎 위까지 올라가는 미니스커트와 하이힐을 신고 거리를 지나는 여성이나, 한복은 물론 제복을 차려입고도 하이힐을 신은 여성을 촬영한 외신의 여러 사진을 공개했다.
또 하이힐을 신으면서 다양한 색상의 양말을 착용하는 ‘북한식 조합’이 많은 여성이 선호하는 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리설주가 김정은의 공개 활동에 동행하면서 하이힐과 미니스커트를 입는 모습이 자주 비쳐, 주민들이 이를 따라 하면서 유행으로 번지는 것으로 해외망은 분석했다.
이 밖에도 평양여성들 속에서는 리설주 피부 따라 하기 열풍도 부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의 대북소식통은 “평양여성들 속에서 리설주의 피부가 좋은 이유는 우유 목욕과 맥주 목욕을 자주 하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우유와 맥주 목욕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에서 우유가 귀하기 때문에 피부에 관심 있는 여성들은 얼굴에만 바른다”며 “대신 평양에서 생산되는 맥주는 쉽게 구할 수 있어 돈 있는 여성들은 아예 맥주 목욕을 한다”고 했다. 맥주공장에 다니는 여성들은 맥주로 목욕하거나 밖으로 빼돌려 팔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 고급화장품도 인기리에 판매되는 등 리설주의 등장으로 평양여성들 사이에서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북한 남성들도 ‘패기머리’로 불리는 김정은의 헤어스타일을 모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남자들은 원수님(김정은)처럼 패기머리를 깎을 것을 유도한다”며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불타다 남은 몽둥이’ 같다고 김정은의 헤어스타일을 비웃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