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독일 저먼윙스사(社) 여객기를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악지대에 추락시켜 탑승객 전원을 사망에 이르게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고(故) 안드레아스 루비츠(28·사진) 부기장은 어떤 의도에서 이 같은 참사를 벌인 것일까.
프랑스·독일 검찰은 루비츠 부기장의 생전 기록을 낱낱이 조사하는 '심리적 부검(剖檢)'을 실시하며 의혹의 실마리를 조금씩 풀어가고 있다. 고인이 남긴 물품과 평소 성격 및 스트레스·건강 상태, 주변 인물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죽음에 이른 요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우선 루비츠 부기장이 살던 독일 뒤셀도르프 아파트에서 발견된 물품들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건 이틀 뒤 수사 당국은 아파트에서 다양한 항우울제와 정신질환 치료 약물들, 루비츠 부기장이 사용한 태블릿PC '아이패드', 갈기갈기 찢어진 사건 당일 병가용 의료 진단서 등을 압수했다.
뒤셀도르프 검찰은 2일(현지 시각) "지난달 16일부터 사고 전날인 23일까지 태블릿PC 사용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용자는 자살 방법과 자살로 세상에 자신을 알릴 방법에 대해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30대 자살자들이 보이는 전형적 행동이다. 이어 검찰은 "적어도 하루 이상 루비츠가 '조종석 출입문' 등의 단어로 출입문 보안 체계에 관한 인터넷 자료를 찾아본 흔적이 있다"고 밝혔다.
아파트에는 우울증으로 고생해왔던 루비츠 부기장이 한동안 '자살 비행'을 치밀하게 계획했으며, 사건 당일 쉬어야 한다는 의사 권고를 거부하고 범행에 나선 정황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