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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문학 번역은 모국어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작업이다. 문학 번역은 원전을 비평적으로 해석하면서 원문에 새로운 것을 보태줄 수 있다. 그래서 진정한 문학 번역은 비평이면서 동시에 창작이기도 하다."

조재룡〈사진〉 고려대 불문과 교수가 번역 이론을 탐구한 책 '번역하는 문장들'(문학과지성사)을 펴냈다. 조 교수는 프랑스 소설과 인문학 책을 우리말로 옮겨왔고, 문학비평가로서 2000년대 한국의 젊은 시인들을 대변해왔다. 그는 4년 전 첫 평론집 '번역의 유령들'을 통해 근대 이후 세계 문학에서 번역이 차지하는 비중을 역설한 적이 있다. 이번엔 "외국 문학 번역이 한국 문학의 새 지평을 여는 창의적 작업이기에 번역가들의 성실과 윤리가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하는 책을 냈다.

조재룡 교수는 '이중 번역(二重飜譯)'의 의미를 저평가하는 한국 지식인 사회의 통념을 비판했다. "한국 근대 문학은 서양 문학을 번역한 일본어 책을 우리말로 중역한 것에서 출발했다. 최남선은 중역을 했지만, 일본 번역을 그대로 베끼지 않았다. 나름대로 우리말에 맞게 다시 쓰면서 근대적 한국어의 표본을 만들었다. 시인 김억도 프랑스 시를 번역하면서 일본어 번역과는 달리 시행(詩行)을 늘리면서까지 우리말에 맞게 내용을 다듬었다. 김소월을 비롯한 한국 시인들의 어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런 역사적 과정을 무시하고 '일본어 중역'을 무조건 폄하할 수는 없다."

조 교수는 "프랑스 문학도 이웃 나라 문학을 번역해 수용하면서 쇄신의 과정을 거쳤다"고 강조했다. 4·19 이후 한국 문학도 외국 문학 번역을 통해 문체의 변화를 거쳐왔다. 1960년대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킨 김승옥 소설이 처음엔 번역투 문장이란 지적을 받았지만 점차 한국 소설의 문체 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 조 교수는 "요즘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서양 소설을 직접 번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라며 "그들이 번역을 하면서 익힌 문장을 창작에 적용해 한국어 표현의 결을 넓히는 현상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