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로고가 선명한 핸드백을 든 20대 여성, 맵시 입게 차려 입은 중년 여성, 유모차를 탄 아기와 함께 선 젊은 부부, 쉬지 않고 대화 중인 두 여성…. 공통점이랄 게 없어보이는 남녀노소가 한 데 모여 줄을 섰다. 한 번에 입장할 수 있는 고객 수를 제한하는 명품 브랜드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고급 브랜드들이 모인 백화점 1층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앞으로는 이렇게 줄을 선 모습을 보기 어려워질 지도 모른다. 전자상거래시장이 커지면서 명품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어서다. 매장에 직접 가기 어렵거나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이 주로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다.
온라인 명품 쇼핑의 인기를 반영하듯, 기업들도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이탈리아의 온라인 쇼핑몰 육스(Yoox)가 영국 온라인 쇼핑몰 네타포르테(Net-a-porter)를 인수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육스와 네타포르테는 명품 브랜드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온라인몰이다. 돌체앤가바나, 아르마니, 펜디, 끌로에, 랑방, 지방시 등 고가 브랜드의 가방, 액세서리, 구두, 의류 등을 판매한다.
두 업체의 매출을 합하면 13억유로(약 1조5500억원)다. 명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시가총액을 합산하면 약 31억2000만유로(31일 기준)에 이른다.
두 기업은 주식 교환 후 올 9월 이탈리아 증시에 합병상장할 예정이다. 신규 투자를 위해 신주를 발행해 2억유로의 자금도 조달할 계획이다. 육스의 증자에는 까르띠에, 몽블랑, 반클리프아펠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리치몬트그룹도 참여할 예정이다.
온라인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한 리치몬트그룹은 지난 2010년 네타포르테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리치몬트그룹은 합병기업의 신주 등 지분 50%를 취득하되, 의결권은 25%로 제한되는 조건에 합의했다.
페데리코 마르체티 육스 창업자가 합병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된다. 육스와 네타포르테는 합병 후 첫 3년 동안 해마다 6000만유로 가치의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