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이 때 미국과 프랑스로 입양됐다가 25년 만에 극적으로 재회한 한국계 쌍둥이 자매의 사연〈본지 2014년 2월 14일자 A12면〉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영화제에 초청돼 4월 말에 상영된다. 'LA 아시안 퍼시픽 필름 페스티벌(LAAPFF)'은 미국 국적의 배우 서맨사 푸터먼(27)과 프랑스 국적의 패션디자이너 아나이스 보르디에의 재회를 다룬 영화 '트윈스터(twinster·쌍둥이 자매)'를 4월 25일과 28일 로스앤젤레스 도심의 아라타니 극장과 LA CGV에서 상영한다고 밝혔다.
쌍둥이 자매는 1987년 11월 19일 부산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3개월 만에 한 명은 미국, 다른 한 명은 프랑스로 입양돼 자신이 쌍둥이라는 사실도 모른 채 자랐다. 미국 뉴저지로 입양된 서맨사는 보스턴대학을 졸업하고 로스앤젤레스에서 영화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영화 '게이샤의 추억'에서 주인공 치요의 언니 사츠 역할을 맡았다. 프랑스로 입양돼 외동딸로 자란 아나이스는 프랑스 국립의상학교와 런던 센트럴세인트마틴 패션스쿨을 졸업하고 런던에서 패션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아나이스는 2013년 2월 친구로부터 "유튜브에 너랑 똑같이 생긴 배우가 나오는 동영상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인터넷으로 서맨사를 검색했다. 그리고 서맨사가 생김새는 물론 생일과 출생지가 같고 입양아란 사실을 확인했다. 둘은 인터넷 화상 통화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석 달 뒤 런던에서 만났다. 첫 만남에 대해 서맨사는 "너무 똑같이 생겨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평온과 위안을 느꼈다"고 말했다.
배우인 서맨사는 운명 같은 상봉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들기로 하고 인터넷 기금 모금 사이트에서 제작비를 모았다. 이후 런던과 LA, 뉴욕을 오가며 촬영했다. 둘은 한국에서 열린 해외 입양아 모임에도 함께 참석했다. 90분짜리 이 영화는 3월 초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영화제에 출품돼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