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미스유니버스 일본 대표 선발대회에서 우승한 미야모토 아리아나(가운데)씨가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일본 미인대회에서 흑인 혼열 여성이 우승을 차지하자 일본에서 이 여성에게 나라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지난 12일 도쿄에서 열린 미스유니버스 일본 대표 선발대회에서 일본 역사상 최초로 혼혈인인 미야모토 아리아나(20)씨가 우승을 차지했다고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야모토씨는 미 해군기지가 있는 일본 나가사키현 사세보 출신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야모토씨는 미국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미국으로 가기 전까지 일본에서 자랐다.

일본에서 혼혈은 ‘하푸’(영어 낱말 ‘half’를 일본식으로 읽은 것)라 불리며 심한 차별을 받는다. 미야모토씨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어릴 때부터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 왔으며, 급우들이 자신에게 쓰레기를 던지곤 했다고 말했다.

미야모토씨가 미스 나가사키로 선정된 데 이어 미스유니버스 일본 대표로 선정되자 일본에서는 즉각 “하푸를 일본 대표로 선정해도 되는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SNS를 통해 “미스유니버스 일본 대표가 ‘하푸’라니 모순이다” “어떻게 봐도 외국인 같다” “일본인이 아니지 않느냐” 등과 같은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일본 한 고등학생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하푸는 100퍼센트 일본인이 아니다”라며 “미스 재팬으로 뽑히려면 부모 모두 일본인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야모토씨가 ‘충분히’ 일본인이 아니라는 주장은 한심하고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일본은 한국과 함께 세계에서 종족적으로 가장 동질적인 나라다. 일본 정부는 일본 국적자의 약 98%가 ‘순혈 일본인’이라고 간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