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韓流)의 영향으로 해외에서 우리말을 배우는 학생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전세계 26개국 1111개 초·중등학교에서 제2외국어나 방과 후 활동으로 한국어 수업을 하고 있다. 대상 학생은 9만3144명에 이른다.

이는 2013년 8만6415명(1053개교 )이 한국어를 배웠던 것보다 6729명(7.8%)이 늘어난 것이다. 2010년 5만7464 명(540개교)와 비교하면 4년 새 62%나 증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국 대중문화의 꾸준한 인기와 한국 기업의 브랜드 가치 제고 등으로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국어반 학생이 가장 많은 나라는 태국으로 2만 4065명이다. 2010년에는 태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이 1672명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1만7203명으로 1년 만에 10배 이상으로 늘었고, 2012년에 2만명을 넘어섰다. 한국 드라마, 케이팝 등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태국 내 인기가 뜨겁기 때문인 것으로 교육부는 분석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수가 많은 나라는 일본 1만7718명, 미국 1만2428명, 호주 8468명, 우즈베키스탄 7102명, 러시아 4621명 등의 순이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도 지난해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호주는 2013년 6992명에서 지난해 8468명으로 21% 증가했고, 뉴질랜드는 같은 기간702명(10개교)에서 지난해 1284명(17개교)로 82.9% 늘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한류 열풍이 유럽, 미국 등을 거쳐 오세아니아로도 퍼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호주 각 주에 한국어 교육 지원을 위한 자문관을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일본에서는 한국어 수업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초·중등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은 2010년 2만6153명에서 지난해 1만7718명으로 크게 줄었다. 교육부는 위안부·독도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냉각되자 일본 내 한국어 수업에 대한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002년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의 초·중등학교에서 제2외국어나 방과후 수업으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 오고 있다. 올해는 26개국을 대상으로 예산 33억원을 투입해 한국 문화를 홍보하고 실력있는 한국어 강사를 양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