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권지영 기자] 매회 긴장감 넘치는 여자 래퍼들의 대결을 담아내던 케이블채널 Mnet ‘언프리티 랩스타’가 이번에는 감동까지 안겼다. 센 언니들의 기싸움에 ‘무릎을 꿇고 본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는 ‘언프리티 랩스타’는 세미파이널, ‘리얼 미(Real me)’ 미션에서 여자래퍼들이 본인의 진짜 이야기를 꺼내놔 눈물샘을 자극하는 놀라운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언프리티 랩스타’에서는 탈락한 타이미와 제이스의 빈자리에 서운한 마음을 느끼던 제시 치타 지민 키썸 졸리브이 육지담이 서로를 평가하라는 미션을 받자마자 역시 서로에 대한 불만과 친목으로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 6명은 치타와 지민, 제시와 졸리브이, 키섬과 육지담 등 세 팀으로 나뉘어 세미파이널을 시작하면서,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하라는 미션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각자의 개성을 오롯이 드러냈다. 특히 래퍼들은 랩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것 외에도 인신공격과 욕설 등으로 강한 모습을 보여 왔던 것과 달리, 자신의 이야기, 자신과의 싸움에 맞닥뜨리자 진심을 털어놓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어머니가 공연장을 찾자 리얼리티와 진정성이 배가됐다.

치타는 과거 교통사고로 코마상태였을 때 겪었던 경험을 담을 랩을 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던 치타는 자신의 이야기를 랩으로 풀어내면서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삶에 대한 의지로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이야기를 전한 치타는 ‘흑룡’, ‘여전사’, ‘괴물’로 표현됐을 정도로 관객들을 완벽하게 휘어잡았다.

지민은 아이돌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하고 엄격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에 대한 심경을 랩으로 표현했다. 섹시 의상의 백댄서, 래퍼 아이언과 함께 한 지민은 아이돌 가수인 그의 정체성을 하나 숨길 것 없이 드러낸 화려한 무대 위에서 ‘삼촌들 용돈 뺏는 깡패’라는 도발적이고 반어적인 그만의 랩을 풀어내는 모습으로 새로운 모습을 또 한 번 확인하게 했다.

또한 그간 혹평을 받았던 졸리브이는 반전매력을 발산했다. 졸리브이는 묵직한 저음으로 쏟아내는 임팩트 있는 가사로 감동을 안겼다. 객석에 있던 릴샴은 그의 랩에 눈물을 펑펑 쏟을 정도. ‘괜찮아’라고 반복하는 가사는 따뜻한 위로를 안겼다. 제시 또한 외국에서 한국으로 왔을 때 방황하던 자신의 일을 가사에 담았다. 허스키한 보이스로 뱉어내는 파워풀한 랩과 감미로운 멜로디가 감동과 함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제시가 파이널 진출을 확정했다. 치타와 지민의 대결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육지담과 키썸의 마지막 무대가 남아있다. 자극적인 편집과 과도한 감정 소모로 일각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던 '언프리티 랩스타'는 세미파이널에서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하라는 영리한 미션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마지막 대결까지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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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프리티 랩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