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다음 달 중순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7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고위급 회의에서 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인 사드(THAAD)의 주한 미군 배치 문제에 대해 논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미 국방부 고위급 인사가 참석하는 이틀간의 KIDD 회의에서는 양국의 모든 국방 현안이 다뤄지게 된다"며 "비공식적으로라도 사드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IDD는 각종 한·미 국방 회의체를 조정·통합하는 차관보급 회의로 1년에 두 차례 개최된다. 우리 측에서는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이, 미국에선 데이비드 헬비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가 대표를 맡는다. 국방부는 "주한 미군 사드 배치 문제는 이번 KIDD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하지만 미국이 사드 포대 7개 배치 지역을 결정했거나 검토하는 상황이어서 한·미 간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군 고위급 인사들의 잇따른 방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드가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이달 말 방한하는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은 최윤희 합참의장과 가질 회담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비 방안 등 국방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도 다음 달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미국의 공식적 요청이 오기 전까지는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기존 기조를 완전히 폐기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다만 한·미 간 사드 문제에 대한 공식 협의가 점차 시작될 경우 전략적 모호성 전략은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