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웃습니까? 이빨 보이지 않습니다." 이 한 마디가 불러온 파장은 컸다. ‘진짜 사나이’가 군대라는 같은 조건에 맞닥뜨렸을 때 180도 다른 행동을 하는 스타들의 모습을 배치하며 흥미를 자극했다. 분명히 시즌 1을 즐겨 봤는데도, 전혀 다른 그림이었다. 스타들의 예상하지 못한 반전의 순간은 웃음을 터뜨리게 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는 입소 후 본격적인 군 생활을 시작하는 11명의 스타들의 모습이 차근차근 담겼다. 시즌 2에 출연하는 스타들은 총 11명. 중년 병사 임원희를 시작으로 진지했던 김영철, 요리 실력을 발휘하기에는 군대가 너무 무서운 샘 킴, 아직은 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농구선수 출신 김승현, 입만 열면 웃긴 이규한, 어딘지 모르게 어수룩해 친근한 정겨운, 힙합 정신이 도리어 재미를 선사하는 슬리피, 침착하게 군 생활을 하는 보통의 인물 강인, 의외로 구멍병사가 아닌 샘 오취리, 겁 먹은 모습이 역력한 쌍둥이 영민과 광민까지. 스타들이 입소를 하고 모든 게 무섭고 긴장되는 순간을 맞이한 것은 똑같았다. 하지만 시즌 1 출연자들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색다른 매력 발산을 했다.
# 첫 번째: 극과 극의 최고령자, 에이스 김수로 vs 관심병사 임원희
시즌 1 최고령자였던 김수로는 웬만한 젊은 병사들보다 완벽한 군생활을 했다. 군대에서 운전할 수 있는 각종 전차들을 섭렵하고 체력적인 면에서 뒤떨어지지 않았다. 또한 동기와 후임들을 이끌어주며 든든한 맏형이었다. 시즌 2 최고령자인 임원희는 짠했다. 선임 역할을 맡았는데 혼나기 일쑤였다. 말귀를 못 알아듣고, 멤버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서 분대장에게 혼쭐이 났다. 복도 곳곳을 뛰어다녔고, 등은 구부정해서 불쌍한 분위기를 풍겼다. 우왕좌왕,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철두철미했던 김수로와 달라서 더욱 정감이 갔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소지품 검사에서 전자담배를 들킨 후 담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실수까지 이날 임원희의 구멍병사에 가까운 모습은 향후 그에게 시선이 집중될 것임을 예상하게 했다.
# 두 번째: 잘생긴 외모, 완벽 군인 박건형 vs 허점 많은 정겨운
시즌 2에 정겨운이 출연한다 했을 때 에이스 군인이 될 것이라 예상됐다. 시즌 1 박건형과 마찬가지로 군대 체질일 듯한 모습. 허나 시청자들은 또 한 번 뒤통수를 맞았다. 변비가 생겼고, 화장지가 모자라 뒤처리를 못했다며 걸음걸이가 이상한 모습은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잘생김’이 묻어나는데 어딘지 모르게 ‘동네 형’의 친근한 매력이 풍겼다. 예고에는 그가 너무 긴장한 나머지 목소리가 튀어버리는 실수를 하는 모습이 공개돼 귀여운 반전 매력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알렸다.
# 세 번째: 개그맨의 숙명, 욕받이 맹승지 vs 진지했던 김영철
개그맨 김영철은 한없이 진지했다. 여군 특집 첫 번째 편에서 다소 장난기 있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었던 맹승지와는 달랐다. 김영철은 “웃느냐? 이빨 보이지 말라”는 분대장의 말에 웃음을 터뜨린 것을 제외하고는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에 눈치를 보며 군생활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했다. 시키는 것 외에는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관심 병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눈치가 빠르고 이미 군대를 다녀온 경험자답게 섣부른 ‘개그감’은 시도하지 않았다. 다만 동기들과 있을 때는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빨 보이지 말라"는 말 한 마디에 초토화된 생활관의 모습은 시즌 2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 네 번째: 외국인 병사, 부족했던 샘 해밍턴 vs 완벽 군인 샘 오취리
외국인 병사 역시 달랐다. 어려운 군대 용어에 당황했던 샘 해밍턴과 달리 샘 오취리는 눈치껏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군대 영화에 등장할 법한 ‘비주얼’로 침착하게 군 생활을 이어갔다. 특히 무표정으로 심각한 분위기에 적응하려고 노력, 상관들의 눈에 잘 보였던 샘 해밍턴과 다른 길을 걸었다. 물론 생활이 거듭될수록 어쩔 수 없이 군대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겠지만 일단 적응력 하나는 최고여서 지금까지는 큰 문제 없이 군 생활을 수행 중이다.
# 다섯 번째: 듣도 보도 못한 캐릭터의 등장, 슬리피
정말 별에서 왔다. 시즌 1에서 보지 못한 독특하고 엉뚱한 인물이다. 외국인 병사로서 특이했던 샘 해밍턴과 헨리와 궤를 같이 하는 멀쩡한 한국인이다. 힙합 정신으로 무장해 껄렁껄렁 해보이는 몸가짐, 작은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큰 옷만 입겠다는 고집, 장난스럽게 임하는 것도 아닌데 어쩐지 웃기는 그의 말솜씨는 시즌 1에서 보지 못했던 성향이다. 결핵 의심으로 재검사를 받은 끝에 입대를 할 때부터 범상치 않았는데, 자꾸만 겉돌고 튀는 까닭에 앞으로의 군생활이 심하게 걱정되는 인물이다. 동시에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웃긴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