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서정 기자] 올해 19살이 된 배우 강민아. 재학 중인 고등학교를 벗어나 또 다른 고등학교에서 여자들만의 우정을 쌓았다. ‘선암여고 탐정단’에서 네 명의 여고생들과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3개월여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강민아는 JTBC 청춘학원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에서 탐정단의 리더 윤미도로 분해 멤버 채율(진지희 분), 예희(혜리 분), 하재(이민지 분), 성윤(스테파니 리 분)을 이끌었다. 어떤 때는 밤을 새우기도 하고 어떤 때는 추운 날씨에서 촬영하는 몇 달 동안 강민아는 모교가 아닌 또 다른 학교에서 여자들의 우정을 제대로 맛봤다.
강민아와 진지희는 실제 고등학생이고 혜리, 이민지, 스테파니 리도 모두 20대로 비슷한 또래였기 때문에 서로 마음도 잘 통하고 탐정단은 사건해결을 위해 항상 모여 있어야 했기에 여고생들만큼 붙어 있는 시간이 많았다.
“다들 개성이 강하지만 서로 튀려고 하기 보다는 다 같이 뭉쳐서 재미있는 그림을 보여드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그래서 합이 잘 맞았고요. 진짜 다들 친하게 지냈어요. 언니들도 잘해주고 그래서 촬영이 편했어요. 현장 갈 때도 촬영하러 가는데 아니라 같이 놀면서 다 같이 재밌게 만들어가는 느낌이었어요.(웃음) 추운 날 찍고 뛰어다니는 게 많아서 고생했는데 학교 다니는 것처럼 웃음이 많은 촬영장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탐정단 5인방은 촬영이 끝난 후에도 연락도 하고 만나기도 했다. ‘선암여고 탐정단’은 종영 한 달 전쯤 촬영을 마쳤지만 이들의 우정은 계속되고 있다.
“단체 카톡방도 있고 연락도 자주 해요. 쫑파티 때도 보고 우리들끼리 따로 만나고 계속 보니까 아직까지 드라마 촬영이 끝났다는 현실감이 없어요. 요즘엔 각자 스케줄 때문에 다 같이 모이는 건 힘들어서 아쉽긴 해요.”
탐정단 5인방은 촬영 전부터 수시로 만났다. ‘선암여고 탐정단’이 여고생 다섯 명이 사건 의뢰가 들어오면 해결하는 과정에서 톱니바퀴 맞추듯이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호흡이 중요했다.
“감독님이 저희가 친한 걸 원하신 것 같아요. 사전 대본리딩도 다섯 명끼리 하고 같이 밥도 먹는 자리를 만들어주셨어요.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친해졌어요. 밤새 촬영도 하고 같이 고생하다 보니까 더 친해졌죠. 그래서 촬영 끝나는 날 많이 울었어요. 언니들도 많이 울고. 드라마 끝나는 날도 막 울 것 같아요.”
특히 강민아는 3살차 나는 언니 혜리의 예쁨을 많이 받았다. 혜리와 혈액형도 같고 까무잡잡한 피부도 같은 마치 자매 같은 사이였다. 혜리는 강민아와 한 살 차이 나는 여동생이 있어 더욱 강민아를 예뻐했다.
“제가 혜리언니 친동생과 한 살 차이가 나요. 그래서 저를 친동생처럼 생각하고 예뻐해 준 것 같아요. 제가 징징대면 그냥 넘기지 않고 챙겨주고 선물도 주고 전화도 많이 해주셨어요. 정말 예뻐해 주셨어요. 둘이 AB형이고 언니랑 성격이 잘 맞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서로 까맣다고 놀리기도 했어요.(웃음)”
강민아는 혜리를 비롯해 이민지, 스테파니 리 등 언니들과 동생 진지희 사이에서도 탐정단의 대장 윤미도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윤미도는 탐정단에 위기가 닥치면 가장 먼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라 이들을 이끌어 가야 하는 역할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어색할 수도 있는 윤미도 특유의 말투는 물론 낙태, 왕따, 부정시험 등의 사건을 해결하면서 다양한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윤미도를 연기하면서 쳐지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리더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자!’라고 박력 있는 스타일을 보여줘야 해서 항상 발랄하게 행동하고 목소리도 높게 했어요. 제가 가라앉아 있으면 오히려 저 때문에 분위기가 애매모호해질 것 같았어요. 멤버들을 끌고 가는 역할이고 대사가 많아서 제가 쳐지면 안 될 것 같았죠. 연기하면서 그런 부분을 신경 썼어요.”
시청자들은 강민아의 연기에 호평을 보냈다. 특히 11회분에서 탐정단이 해체 위기를 맞닥뜨렸을 때 걱정하지 말라며 멤버들을 안심시키면서 정작 자신도 두려움과 걱정에 손을 부들부들 떠는,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표현하는 연기는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 장면에 대해 댓글이 많이 올라왔어요. 불쌍해 보였나 봐요. 11회에서 탐정단 방도 뺏기고 울고 채준이도 마음을 몰라주고 미도가 수난이 많았어요. 사실 현장에서는 안 그랬는데 대본 읽고 미도가 불쌍해서 울었어요. 그래서 그 장면이 살았던 것 같아요. 더욱이 방 뺏기는 신을 찍고 나서 감정이 잘 표현된 것 같아요. 그런 점을 시청자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연기 면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사실 강민아의 극 중 비주얼은 여배우라면 아쉽다고 생각할 만했다. 윤미도의 비주얼은 항상 삼각김밥을 연상케 하는 헤어스타일과 굵은 뿔테 안경, 교복치마 밑에 체육복 바지, 패딩이었다. 혜리와 진지희, 이민지, 스테파니 리는 나름 꾸밀 수 있었지만 강민아는 실제 여고생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강민아는 이에 대해 전혀 아쉬움이 없다.
“망가졌다는 생각을 별로 안했어요. 주변에서 많이 망가졌다고 하는데 망가졌다기보다는 귀여웠어요. 예쁜 모습으로 연기하는 것보다 망가지는 연기를 하는 게 기회가 적다고 생각했어요. 망가질 수 있을 때 망가져야겠다는 생각이었죠. 여기서 예쁜 척을 하면 캐릭터가 애매해지고 더 창피할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감독님이 자꾸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다음엔 예쁜 캐릭터로 만나자고 하셨어요. 그런데 신경 안 썼어요. 패딩 입어서 따뜻하고 아빠다리도 할 수 있었으니까요.(웃음)”
연기에 대한 자세가 건강한 강민아. 아직 19살의 어린 나이라 더 기특하다. 연기를 대하는 태도를 함부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선암여고 탐정단’에서의 연기, 인터뷰를 하는 내내 자신의 생각을 차분히 말하는 모습, 연기에 대한 생각까지 제대로 잡혀 있는 배우였다.
“올해 목표는 조금 더 많은 작품으로 저를 보여드리는 거예요. 목표라기보다는 바람이에요. 올해는 우선 지금의 상황을 잘 유지해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배우로서의 최종 목표는 제가 작품에 안 나올 때 사람들이 문득 ‘왜 안 나오지?’, ‘걔 뭐할까’라고 생각하는, 나오면 반갑고 보면 볼수록 보고 싶은 없으면 허전한 배우고 되고 싶어요. 바로 그런 배우가 믿고 보는 배우죠. 믿고 보는 강민아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