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5일 오전 7시 42분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조찬 강연에서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로부터 25cm과도로 얼굴 부위를 찔리는 사고를 입었다.
리퍼트 대사가 강북삼성병원에 실려온 것은 피습 직후인 5일 오전 8시쯤이다. 당시 병원 응급의학과와 외과 의료진이 긴급 대기를 하고 있었다. 수많은 응급 환자들이 매일 병원을 찾지만, 한국인이 미국 대사에 테러를 입혔다는 사실은 의료진에도 충격적이었다.
리퍼트 대사는 출혈이 심해 지혈이 필요했다. 병원이 리퍼트 대사의 컴퓨터 단층촬영(CT)를 찍어보니 다행히 중추 신경이나 혈관 손상은 없었다. 다만 안면 마비 증상으로 미뤄봤을 때 말초신경 손상의 가능성이 제시됐다.
성형외과 수술을 준비하고 있던 도중 리퍼트 대사가 세브란스병원으로 가겠다고 했다.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 있는 121야전병원 주치의와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의료센터장이 직접 강북삼성병원으로 왔다.
지난해 10월 주한대사로 부임한 리퍼트 대사는 올해 초 세브란스병원에서 자녀를 출산했다. 당시부터 인요한 센터장 등 세브란스병원과 각별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호철 강북삼성병원장은 “성형외과 수술 준비를 했지만 최선의 치료를 위해 환자가 가장 편한 병원을 선택하게 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환자 상태를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다행히 위중한 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신 원장은 “최연소 대사라고 하는데 정말 대사를 할만한 큰 인물”이라며 “피습을 당하고도 오히려 재치있는 유머로 다른 사람들을 안정시키려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