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야당 의원을 향해 야유성 발언을 한 데 대해 "아직은 완전히 목계(木鷄)가 되지 못했다.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고 2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9일 국회 질의에 나선 민주당 의원이 농림수산부 장관에 대해 정치헌금 문제를 추궁하자, 오히려 민주당 의원이 탈법 정치헌금을 받는 것이 문제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아베 총리가 언급한 '목계'란 무슨 뜻일까.

목계는 '나무로 만들어진 닭'이란 뜻으로 장자(莊子) 달생(達生)편의 투계(싸움닭)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닭싸움을 좋아하던 왕은 기성자(紀渻子)라는 이에게 최고의 투계를 훈련시켜 내놓으라는 어명을 내렸다. 열흘 뒤 왕은 기성자에게 "닭은 싸우기에 충분한가"라고 물었다. 기성자는 "아닙니다. 강하긴 하나 아직 교만해 자신이 최고인 줄 압니다"라고 답했다. 열흘이 더 지난 뒤 왕이 재차 물었을 때도 그는 "교만함은 버렸으나 상대방의 소리와 그림자에 너무 쉽게 반응합니다"라고 했다. 이후 이십여일이 지났을 무렵 기성자는 왕의 질문에 "이제 됐습니다. 목계가 됐습니다"라면서 투계를 내놓았다고 한다. 상대가 아무리 도발해도 평정심을 유지하며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단계가 됐다는 뜻이었다.

이후 목계는 동양에서 두루 쓰였다. 일본에서는 1939년 유명 스모 선수인 후타바야마가 이 표현을 쓰면서 크게 유행했다. 후타바야마가 그해 1월 70연승을 앞두고 자만에 빠져 69연승에 그친 뒤 지인에게 보내는 전보에 '목계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고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