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서부극 못지않은 혈투가 펼쳐진다.
미국 언론에서 LA 다저스가 속한 MLB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의 올 시즌 판도를 전망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 있다. 카우보이와 총잡이가 횡행하던 '와일드 웨스트(Wild West·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의미하는 관용어)'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걸 뜻하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다.
가장 눈에 띄는 경쟁자는 만년 하위 팀이었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파드리스는 올겨울 공격적인 투자로 전력을 크게 보강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준우승 팀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에이스 역할을 했던 제임스 쉴즈를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영입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맷 켐프·윌 마이어스 등의 거포를 데려왔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선발진이 제 몫을 한다면 90승 이상은 무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90승은 작년 지구 우승을 차지한 다저스의 성적(94승68패)에 버금가는 수치다.
파드리스의 급부상으로 류현진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그는 앞선 두 시즌간 파드리스의 천적으로 활약했다. 파드리스를 상대로 5번 선발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0.84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그는 애리조나에서 개인 훈련 할 때부터 이웃 팀의 행보에 신경 쓰면서 "파드리스도 이제 우승 후보"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전통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는 작년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들이 건재하다. 월드시리즈 MVP(최우수선수)에 빛나는 좌완 매디슨 범가너, 해결사 포수 버스터 포지가 올해도 팀을 이끈다. 지난 20일부터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훈련 중인 범가너는 "올 시즌에도 작년 같은 활약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