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보다 더 오래 다른 사람의 얼굴을 봐 왔죠. 신인 연기자부터 스타 연예인들, 신부 화장 받으러 온 여성들까지. 그 과정에서 상위 1%의 삶을 사는 부유층이나 정·재계 인사의 딸과 며느리들 얼굴엔 공통점이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하나같이 피부가 깨끗하고, 눈썹이 잘생겼더군요."
국내 메이크업 아티스트 1세대인 김청경(54) 김청경헤어페이스 원장은 "행운을 부르는 얼굴이 있다"고 했다. 무조건 예뻐야 복이 있다는 말은 아니란다. "직업상 데뷔한 연예인이 톱스타가 되기까지를 숱하게 봤잖아요. 근데 무명이던 사람도 부와 인기를 얻으면 피부에 빛이 나고 생기가 돌아요. 특히 눈 밑이 깨끗하고 환해져요."
관상 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33년간 사람들 얼굴을 매만지면서 알게 됐다. 화장법만 살짝 바꿔도 인상이 달라지고 운세가 좋아진다는 것을. 3년 전부터 관상 공부에 돌입했다. 최근 펴낸 '메이킹 포춘(Making Fortune)'은 그 땀의 결실. '복(福)을 부르는 메이크업' 비결을 소개한다. 그는 "이마, 눈썹, 입술 이 세 가지만 기억하면 얼굴 가득 복을 불러들일 수 있다"고 했다.
◇성공 원하면 이마를 밝혀라
작고 갸름한 얼굴을 만들려고 이마를 앞머리로 가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마는 감추지 말고 드러내야 운이 들어온다. "가운데가 봉곳하게 살집이 있고 앞으로 나온 듯 보이는 이마가 좋아요." 특히 남편 운을 살려준다. 그래서 신부들 머리 모양은 앞머리를 올려붙여 이마가 시원하게 드러나야 좋다. 메이크업으로도 가능하다. 브러시에 하이라이터를 묻혀 이마 가운데 부분과 미간, 머리카락이 난 부분 바로 아래에 발라준다. 이때 피부색이 밝고 깨끗할수록 운이 배가하는데, 수분 크림을 바른 다음 크림이 피부에 미처 다 스며들기 전 쫀득한 상태에서 파운데이션을 얇고 빠르게 펴 바르면 투명한 피부를 만들 수 있다.
◇사랑 꿈꿀 땐 눈썹 끝 또렷하게
눈썹은 관상에서 사람의 전체 운을 볼 수 있는 핵심이다. 특히 애정운에 영향을 미친다. 김 원장은 "잘 먹고 잘 사는 이들은 눈썹이 고르고 결이 가지런하게 누워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눈썹 잘 생겼다는 칭찬을 흔히 듣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눈썹을 그릴 때 앞부분만 정성 들여 그리고 끝으로 갈수록 빈 곳만 대충 메우고 만다. "중요한 건 눈썹 끝이에요. 풍성하고 자연스러운 형태로 길게 빼서 끝이 가지런히 모아지게 그려주세요." 눈썹 끝이 잘 모아지지 않을 땐 면봉으로 가장자리를 닦아내서 끝 부분을 삼각 꼴로 만들어준다.
◇앵두 같은 입술은 재물운 쑥쑥
올봄 메이크업 트렌드는 핏기 빠진 베이지가 대세. 하지만 재물운이 샘솟길 원한다면 유행은 잠시 밀어두자. "재물운은 앵두같이 붉은 입술이 으뜸이에요. 입술이 푸르면 운이 좋지 않고 검붉으면 어디가 아플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러니 입술은 생기 넘치는 색깔을 입혀주세요."
붉은색뿐 아니라 자주색, 약간 희면서 붉은색, 황적색도 행운이 따르는 입술색이다. 하지만 피부색을 따지지 않고 붉게만 칠하면 촌스럽다. 까무잡잡한 피부엔 보랏빛이나 포도주 빛이 나는 립스틱을 발라야 고급스러워 보인다. 노르스름한 피부는 오렌지빛이 들어간 붉은색을 바르면 피부색이 한결 밝아져 전체적으로 화사해 보인다. 붉은 피부는 푸른 기가 도는 차가운 분홍, 밝은 자주(마젠타)나 진한 자주(버건디), 은은한 연분홍이 대개 어울린다.
복을 부르는 메이크업이 필요한 까닭은 뭘까. 김 원장은 "행운은 노력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 메이크업만큼 쉽고 빠른 방법도 없다"고 했다. "작심삼일로 흐지부지해진 새해 결심을 거울 앞에 앉아 자신의 얼굴을 가다듬으면서 새롭게 다짐하는 시간으로 삼으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