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보통 드라마가 성공하는데 있어서 대본, 연출, 연기 삼박자가 어우러져야 한다고 하는데, ‘펀치’는 삼박자가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드라마였다.

17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펀치’는 ‘추적자’, ‘황금의 제국’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가 만든 권력 3부작의 마지막 이야기. 시한부 인생을 사는 한 남자가 죽기 전 가족을 지키기 위해 거악과 싸우는 과정을 지독히도 현실적으로 담았다.

마지막 회는 결말까지 완벽했다. 박정환(김래원 분)이 죽음을 맞은 가운데 정환의 사랑하는 아내 신하경(김아중 분)이 거악 척결에 성공했다. 정환이 이태준(조재현 분), 윤지숙(최명길 분)을 옭아맬 증거를 모은 가운데 하경은 성공적으로 재판을 이끌며 이들이 법의 테두리에서 도망가지 못하게 막았다. 결말까지 완벽한 드라마였다.

박 작가는 선과 악의 뚜렷한 대비 없이 누군가가 뒤통수를 치면 다른 누군가가 피해를 입고 또 다시 강렬한 통수를 준비해 또 다른 누군가가 곤경에 빠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갈등 구조를 펼쳐놨다. 매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까닭에 흥미진진했고, 어디서 본 듯한 현실 반영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씁쓸하게 하는 동시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재밌고 흥미로운 이야기는 이명우 PD의 세련된 연출로 빛을 발했다. 박 작가의 이야기가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을 이 PD는 젊은 감각으로 풀어냈다. 김래원을 비롯한 조재현, 최명길, 김아중, 박혁권, 서지혜, 온주완 등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배우들이 하나 같이 무기를 가지고 있는 드라마이기도 했다. 매회 돌아가면서 열연을 펼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폭탄을 터뜨릴 때 시청자들을 무섭도록 흡입했다.

어딘지 악하지만 그래도 응원하고 싶은 시한부 검사를 멋있게 표현한 김래원, 분명히 ‘나쁜 놈’인데 정겹고 귀엽기까지 한 조재현과 박혁권, 살벌한 이중 면모를 숨기고 있다가 쏟아낸 최명길과 온주완, 못되고 야망 많은 여자인데 응원하게 됐던 서지혜, 캐릭터가 묻힐 수 있는 악조건에도 열연을 뽐낸 김아중까지. 배우들은 연기 대결의 장에 온 듯 높은 캐릭터 소화력으로 안방극장을 끌어들였다. 덕분에 이 드라마는 방영 내내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며 ‘마약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한편 ‘펀치’ 후속작은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풍문으로 들었소’이다. 이 드라마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며 부와 혈통의 세습을 꿈꾸는 대한민국 초 일류상류층의 속물의식을 통렬한 풍자로 꼬집는 블랙코미디다. 유준상, 유호정, 이준, 고아성 등이 출연하며 ‘아줌마’, ‘아내의 자격’, ‘밀회’ 등 화제작을 함께한 정성주 작가와 안판석 감독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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