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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영어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 강사들의 외모와 복장이 걸 그룹 소녀들을 연상시키는 것으로 학생들에게 화제가 되었다. 학원업계 관계자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수업도 예쁜 강사들에게 학생들이 몰린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에선 대한민국이 이제 교육마저 '외모지상주의'로 상업화 되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3월 오픈한 인터넷 영어 강의 사이트 '영어의 여신'은 수강 인원도 이미 5천여 명 이상, 재수강률 50%에 달한다. 이 사이트의 광고를 보면 외모와 몸매가 빼어난 8명의 여성 강사들이 하얀색 드레스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치 걸그룹 화보를 연상케 한다. 이 사이트 선우 연(45) 이사는 처음에 "만일 걸그룹 '소녀시대'가 영어 강의를 가르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고 털어 놓으며 "일반 오프라인 학원 강의에서도 잘생기거나 예쁜 선생님들 한테 학생들이 몰리고, 수업 집중도도 높은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선우 이사는 "우리는 무조건 미인이 아니라 영어강사 중에서 예쁜 사람을 채용한다"며 "기본적으로 강사채용 조건이 대기업보다 더 높은 이력을 요구한다"고 했다. 실제 이곳 강사진들의 이력은 외모 뿐만 아니라 유명 영어학원 강사나 통역, 번역 등의 경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곳의 강사 채용기준을 보면 1차 서류전형에선 '실물과 다르지 않아야 한다'는 프로필 사진을 3장 제출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2차 면접 형식 방식은 시범 강의 겸 카메라 테스트이다. 이에 강사의 외모에 편중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선우 이사는 "외모지상주의라는 트렌드를 완벽하게 거부할 수는 없다"며 "학원을 보면 1~2명씩 미남‧미녀 강사들이 있는데 저희는 그런 분들을 모았기에 주목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했다. 2년간 영어학원에서 강사로 활동하다 지난해 5월 이곳 전속 강사로 들어온 김소연(26)씨는 "지금은 인터넷 시대"라며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강의가 전망이 밝다고 생각해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6월에 오픈했다가 몇 달 후 폐쇄된 Red English라는 영어 강의 사이트는 여성 강사들이 야한 의상과 선정적인 포즈로 성인영화 예고편을 연상케 했다. 유투브에 게시된 홍보 동영상을 보면 ‘그 동안의 강의는 전부 잊어라. 성인을 위한 뜨거운 개인 교습’이라는 과도한 성적 표현이 나온다. 촬영 무대도 주로 침대, 사무실이 보이고 카메라는 줄곧 강사의 가슴과 엉덩이, 허벅지를 보여준다. 이곳 강사들은 레이싱 모델, 미인대회, 리포터 출신의 다섯 명의 여성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대로 된 강의를 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