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예비 중학생은 걱정이 태산이다. 중학교의 학습량은 초등학생 때보다 비교할 수 없이 많다. '내신'이라는 이름의 학교 성적을 본격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중학교 적응이 두려운 학생과 그 학부모에게 영어·수학 전문가가 과목별 공부법을 전했다. 김형준 CMS에듀케이션 평촌영재관 원장과 이은선 청담어학원 목동브랜치 원장은 "교육 성과를 확인하는 기준이 정성평가로 넘어가면서 '창의적 사고력'이 핵심 키워드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영어|의사소통 능력 평가하는 실용영어 수업 강화
중학교 영어 수업에서 실용영어가 강화되고 있다. 이는 학생의 의사소통 능력을 강조하겠다는 뜻이다. 서울시교육청이 2015 주요 업무계획에서 "초·중·고 수행평가 비율을 45%로 높인다"고 밝힌 것도 같은 의미다. 수행평가는 말하기나 쓰기 등 영어의 활용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이은선 원장에 따르면 '자기 진로와 관련된 위인을 소개하기' 등이 중학교 재원생의 수행평가 문제였다.
이 원장은 '청담 3.0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계발하기 위해 사고력과 영어 활용능력을 고루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소통은 자기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일이에요. 그러려면 자신의 생각을 먼저 논리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사고력을 기르는 연습이 필요하죠. 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소개하고 자기 의견을 내게 하세요. 예컨대 '타이거 맘'(자녀를 엄격하게 훈육하는 엄마)에 대해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등 대립하는 관점을 소개합니다. 그다음 자기 상황에 적용해 의견을 내게 합니다."
영어 활용능력은 그룹형, 프로젝트형 수업으로 극대화할 수 있다. 위 과정을 친구들과 함께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발표하는 와중에 자기가 생각지 못한 관점을 배우기 때문이다. △'타이거 맘'이라는 당사자의 입장 △당사자의 반대 입장 등 다양한 관점을 고민하도록 학부모가 조언하면 좋다. 이 원장은 "마지막으로 에세이를 쓰게 하면 '말하기'뿐만 아니라 '글쓰기' 능력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에 지원하려는 학생은 일찍 진로탐색을 해야 한다. 성취평가제 도입으로 특목고 입시에서 내신 변별력이 줄고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장래희망과 관련된 활동을 꾸준히 해 진정성을 확보하라"며 "수준 높은 면접 질문에 대답하려면 평소에 창의적 사고력을 기르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학|첫 시험 통해서 자녀 실력 정확히 파악하라
"중 1 때 치르는 시험은 아이 수준과 학습관을 파악하는 척도입니다. 대입까지 이어지는 장기 레이스의 전략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한 자료기도 하죠. 아이의 현 상태를 진단하고 약점을 파악하면 이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형준 원장은 "자녀의 중학교 첫 시험에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주의할 점은 착시효과다. 선행학습 덕분에 성적이 잘 나온 것은 아닌지 객관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한편 열심히 공부한 부분에서 약점을 보였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학부모는 채점을 함께하는 식으로 학생에게 관심을 보여야 한다. 아직 중 1 학생들은 자기주도적인 공부습관이 자리 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초 개념이 부족하다면 쉬운 문제집을 풀면서 정답률이 90% 이상을 기록할 때 한 계단씩 난도가 높은 문제집을 고르면 성적 향상에 효과적이다.
내신 필기시험에 대비하는 왕도는 학교 수업에 집중하는 것이다. 시험 출제자가 직접 강의하는 수업을 놓치면 안 된다. 수업 시간에 나눠준 인쇄물 등도 꼭 참고해야 한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힌트가 된다. 선행학습이 돼 있는 중상위권 학생은 이를 소홀히 하기 쉽다.
최근에는 내신에서 서술형 문제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서술형 문제에서 고득점을 하려면 손을 쓰지 않고 눈으로만 문제 푸는 버릇을 버려야 한다. 답안에서 간단한 과정만 빼먹더라도 감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스스로 생각하고 모든 과정을 쓰면서 문제 푸는 학생이 고득점을 얻을 수 있다"며 "문제풀이를 친구에게 설명하거나 서로 토론하면 사고력을 기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영재학교 등 특목고 입시를 대비한다면 다양한 유형의 심화 문제를 푸는 게 도움된다. 김 원장은 "족집게 강의만 믿기보다 스스로 심화 문제를 풀면서 다양한 유형을 접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