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권지영 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이 오늘 종영한다. 서자출신으로 세자 자리에 올라 정쟁의 틈바구니에서 끝내 왕으로 우뚝 선 광해(서인국 분)의 파란만장한 성장스토리를 그려낸 팩션 사극 ‘왕의 얼굴’은 광해가 왕위에 올라 백성을 위한 대동법을 시행하는 모습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지난해 11월 19일 첫 방송된 ‘왕의 얼굴’은 백성의 얼굴이 곧 군주의 얼굴이라는 주제 아래, 끊임없이 살해 위협에 시달렸던 광해의 이야기에 관상을 접목해 풀어내며 재미와 함께 깨달음이 있는 사극으로 관심을 끌었다. 진정한 리더의 얼굴에 대해 이야기 한 ‘왕의 얼굴’은 진정한 리더를 알아볼 수 있는 날카로운 판별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죄 없는 백성들이 빚과 세금에 허덕이고, 전란으로 상처입고 피 흘리는 것을 가까이서 지켜본 광해는 가장 불행하고 고통스러워야 하는 자가 왕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백성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고 앞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혼란한 시대에 등장한 진정한 왕의 모습은 500여 년 전의 이야기지만 왠지 낯설지 않은 풍경과 가슴을 울리는 명대사로 시청자에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도 했다.

특히 드라마 초반 보였던 철없는 왕자와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순정남에서, 임진왜란이라는 위기 속의 영웅, 또 전쟁을 겪으며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인 광해는 혼란한 시기를 버텨내고 이끌어 온 격동의 16년을 한 눈에 담아내 시선을 끌었다. 장난기 넘치는 초반의 모습과 왕위에 오르는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보자면 눈빛부터 모든 것이 달라진 광해의 모습은 놀라움을 안길 정도다.

저잣거리에서 관상쟁이로 지내던 광해는 풋풋한 소년의 모습으로 극을 생기 있게 이끌며 주요 소재인 관상을 자연스럽게 극 안에 녹여내 흥미를 높였다. 또 임진왜란을 맞아 난세영웅으로 활약한 광해는 이전의 소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진 세자의 고민을 보여주며 몰입도를 높였다. 또 이를 기점으로 세자의 성장이 본격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제2막을 열었던 ‘왕의 얼굴’은 한층 더 깊이 있는 이야기 전개를 보이며 선조(이성재 분)와 광해의 입장 차이, 갈등과 고뇌를 설득력 있게 담아냈다.

현재 광해는 그 자체로 조선의 국본다운 위엄을 뽐내고 있다. 임진왜란을 통해 훌쩍 성장한 광해는 뛰어난 통찰력과 외교술을 보이고 있는 것. 늘 백성의 곁에서 이들을 위해 움직이는 광해의 진중한 모습은 진정한 리더의 모습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통해 그를 응원하게 한다. 오늘(5일) 방송되는 마지막 방송에서는 드디어 광해의 세상이 열린다. 23부작을 차근히 이끌어오며 이야기를 충실히 꾸려왔던 ‘왕의 얼굴’은 마지막회에서 시청자의 가슴을 뜨겁게 울릴 광해의 새로운 시작을 통해 감동과 긴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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