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전쟁’과 ‘인간극장’이 만나 새 농촌 드라마를 낳는다?
지상파 유일의 농촌 드라마였으나 지난달 1일 개편으로 사라진 KBS '산너머 남촌에는'을 계승할 새 작품(제목 미정)이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
부부 문제를 적나라하게 다뤘던 KBS '사랑과 전쟁', 대리모를 소재로 해 본격 막장극으로 시청률 몰이를 한 '뻐꾸기 둥지'의 곽기원 PD가 지휘봉을 잡았다. 대본은 KBS '인간극장'의 홍현영 작가가 집필할 계획이다. 곽 PD는 "저녁 막장극을 하다가 농촌 드라마를 찍는다고 하니 당황할 분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기존 '전원일기'식 농촌 드라마보다 현실적인 농촌의 모습을 그려내겠다. 기존 문법을 깨겠다"고 말했다. 기존 농촌 드라마가 1~2년의 긴 호흡으로 한 마을에서 일어나는 신변잡기를 에피소드로 내세웠다면, 이번엔 사건과 캐릭터 중심인 12회 미니시리즈 형식으로 하겠다는 것. 드라마는 봄 개편에 맞춰 오는 5월쯤 방영될 수 있도록 기획 중이다.
줄거리는 신문 기사를 통해 얻었다. 전북 완주 고산면에 사는 8명의 할머니가 버려진 아기를 함께 키우며 겪는 우여곡절〈본지 2013년 1월 5일자 A2면〉이다. 홍현영 작가는 "예전 농촌 드라마가 '한 마을의 이야기'라는 큰 설정에서 끊임없이 에피소드를 뽑아내는 식이었다면, 이번엔 미니시리즈처럼 하나의 스토리를 두고 그때그때 다른 얘기들을 적절히 섞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홍 작가는 "'인간극장' 경력을 살려 휴머니즘과 캐릭터를 생생히 살려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니시리즈 모양새지만, 제작비는 실제 미니시리즈의 10분의 1 수준. 곽 PD는 “제작비 탓에 주로 세트 촬영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림이나 화질 면에서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인기 예능보다 뛰어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