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단 하루만의 일이다.
기자간담회, 녹화에서부터 강제 하차가 단 하루만에 일어났다. 30일 첫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시즌3'(이하 나가수3)의 가수 이수 얘기다.
이수는 이미 지난 21일 '나가수3' 첫 녹화를 마친 상황이었다. 네티즌은 그의 과거 행적 때문에 들끓었지만, MBC는 크게 상관을 안 하는 듯 했다.
이수는 이날 오후 서울 상암MBC에서 진행된 '나는 가수다3' 기자간담회에서"프로그램에 폐 안끼치도록 열심히 노래하겠다. 지상파는 오랜만이다. 2009년 이후 6년 만"이라며 "'나가수3'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보다 다른 것에 포커스가 있지 않고 가수들이 노래하는 것에 무게를 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래로서 여러분을 만나는 것이 저에게 가장 큰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돌연 다음 날인 22일 오전 MBC측은 이수가 '나가수3'에서 하차한다고 보도자료를 뿌렸다. 보도자료에는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해 '나는 가수다 3'에 출연 예정이던 가수 이수 씨를 출연시키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이에 대중도 놀랐지만, 더욱 당황스러워 한 것은 이수 측. 이수 측은 이런 하차 보도에 대해 사전에 제작진으로부터 통보 받은 적이 없다며 "MBC의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3일 공식 입장을 낸 바다.
이수의 소속사 뮤직앤뉴 측은 "금번 '나가수3'의 갑작스러운 강제 하차는 방송사 제작진과 사전에 협의하였거나, 제작진 측으로부터 미리 전달 받은 내용이 아님을 알려드린다"라고 강조하며 기사를 통해 하차 소식을 처음 접하게 됐다고 알렸다.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기사가 보도된 당시 '나가수3'의 제작진에게도 공유되지 않았던 터라 미리 상의할 수 없었다. 어렵게 출연을 결정해줬는데 미안하게도 내부적인 사정상 불가항력적으로 하차가 결정되었다'고 전달받았다"라며 "엠씨더맥스 메인 보컬 이수의 '나가수3' 출연은 지상파 출연의 장기간 공백에 대한 부담과 우려로 인해 굉장히 조심스럽게 논의되었고, 녹화 전날(20일) 제작진에게서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출연을 제안 받았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더불어 "경연에 대한 사전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보컬리스트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제한적인 방송 환경 속에서 '나가수3'는 절실한 기회였다고 판단, 출연을 결심해 '잠시만 안녕'을 불렀지만 해당 소속사는 물론 출연자 본인과도 어떠한 상의 없이 공식적인 하차 통보가 아닌 일방적인 기사 배포로 하차를 전달받은 점에 대해 당사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이수의 방송 활동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여기는 대중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덧붙였다.
이수의 출연을 반대했던 여론 역시 '나가수3'의 이 같은 태도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다. 요즘처럼 '갑질'에 예민한 사회 분위기 속에 '나가수3'가 일면 그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논란의 가수를 섭외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MBC와 이수의 그림이 대중의 의견을 뒤늦게 적극 수렴하며 단 하루만에 내린 '갑'과 논란의 과거 행적을 지닌 '을'의 모양새로 비춰지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