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의 2007년 영국 방문 중 모습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22일(현지시각) 새벽 1시에 사망했다고 블룸버그가 사우디 국영 매체를 인용해 같은 날 보도했다.

1924년생으로 올해 91세인 압둘라 국왕은 12월 31일 폐렴 증세로 병원에 입원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압둘라 국왕의 이복동생인 살만 왕세자가 뒤를 이어 국왕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2005년 이복형인 5대 파흐드 국왕이 별세하면서 8월1일 81세의 나이로 왕위를 물려받았다.
집권 10년 동안 상대적으로 여성의 권익 증진을 위해 힘써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위 첫 해에는 사우디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공직에 기용한 데 이어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여성의 참정권을 승인했다. 2013년 1월 법률 심의·지문 기구인 슈라위원회의 위원 150명 중 20%인 30명을 여성으로 임명하는 왕령을 발표하기도 했다.

경제 분야에서도 올해부터 주식시장을 외국인 투자자에게도 개방하기로 하는 등 이전 사우디 국왕과 비해 개방적인 면모를 보였다. 사우디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을 추진한 것도 왕세제 시절부터 그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인것으로 알려졌다.

석유 관련 사업 등으로 벌어들인 압둘라 국왕의 개인 자산은 170억달러(약 18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으로는 4명의 부인과 아들 7명, 딸 15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