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윤지 기자] '수요미식회'가 첫 선을 보였다. '먹방'과 극찬을 지양하되 맛에 대한 깊고도 다채로운 이야기로 채워 그 맛은 풍성했다.

지난 21일 오후 11시 방송된 tvN 새 예능프로그램 '수요미식회' 1회에서는 소고기를 첫 주제로 다뤘다. '외식의 참견'이란 코너를 통해 소고기 구이를 파는 각지의 맛집을 소개하는가 하면, 코너 '입맛의 참견'를 통해서는 소고기를 맛있게 먹는 다양한 방법을 이야기했다.

우선 기존 맛집소개프로그램의 패턴에서 벗어난 프로그램 구성이 신선했다. MC들과 패널들이 식당이 아닌 스튜디오에 모여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식당을 담은 영상이 간혹 등장했지만, 이를 이해를 돕기 위한 정도였다. '입맛의 참견' 코너에선 24년간 한우 구이집을 운영한 허세병씨가 스튜디오에 등장해 직접 고기를 구우며 설명했다.

특히 맛집을 소개하며 단점까지 고루 살폈다. 맛집을 소개할 때면 으레 각종 찬사만 나오기 마련이지만, '수요미식회'는 이면까지 되짚었다. 패널들은 깔끔하지 않은 화장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등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 과정에서 나온 많은 이야기들은 흥미를 더했다. 식당 할머니의 독특한 휴식 방법, 식당에 걸린 그림의 비밀 등을 비롯해 아버지에 대한 추억 등 개인적인 이야기까지 다양했다.

식당의 역사부터 각종 전문 지식까지, 대화의 깊이는 '수요미식회'의 미덕이었다. 패널들의 공이 컸다. 요리전문가 홍신애,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등 전문가들은 물론 김유석, 강용석, 박용인 등도 맛에 대한 박식함을 자랑했다. MC 전현무는 일반 시청자를 대변했다. 그는 '콜키지' '드라이에이징 기법' 등에 대해 물으며 구체적인 설명을 이끌어 냈다.

'먹방'을 제외했음에도 식욕이 자극되는 프로그램임은 분명했다. 패널들이 직접 음식을 먹는 장면은 몇 번 등장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소고기를 주제로 다양한 스타일의 음식들이 등장했다. 고기가 지글지글 구어지는 소리까지 생생하게 담긴 '입맛의 참견'은 더욱 '자극적'이었다. 레어부터 미디움, 웰던까지 다양한 고기들이 보는 이들을 입맛을 다시게 했다.

기존 맛집소개프로그램에서 진화된 형태를 보여준 '수요미식회'. 음식을 먹음직스럽게 먹는 장면을 보여주기 보단 음식의 본질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물론 오후 11시라는 시간대는 보는 이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긴 마찬가지였다.

'수요미식회'는 '미식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슬로건으로 음식 프로그램의 상향 평준화를 꿈꾸는 식당 가이드 프로그램이다. 전현무와 김희철이 MC를 맡고, 김유석 홍신애 박용인 강용석 등이 패널로 출연한다.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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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미식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