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사라 기자] ‘킬미, 힐미’ 지성이 일곱 가지 인격 중 세 가지를 본격 공개하며 완벽한 연기력을 과시했다. 차도현, 신세기, 페리박이라는 인격은 모두 전혀 다른 캐릭터. 하지만 지성은 각 인격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매력적인 한 남자를 완성시키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 3회에서 차도현(지성 분)은 페리박이라는 인격을 드러내며 또 한 번 180도 다른 남자로 변했다. 구수한 사투리를 쓰는 페리박은 과격한 성격에도 2% 부족한 모습으로 코믹한 장면도 연출했다. 신세기와는 또 달랐지만, 지성의 연기력은 여기까지도 무리 없이 커버했다.
도현은 폭주족(조윤호 분)에 붙잡힌 오리진(황정음 분)을 구하기 위해 신세기를 끌어내려 했다. 한실장(최원영 분)의 도움까지 받았지만 결국 나온 것은 신세기가 아닌 페리박. 그는 신세기처럼 저돌적이거나 냉소적이지 않지만 대신 지나치게 기분 변화가 심한 인격이었다. 오랜만에 도현의 몸을 차지한 페리박은 놀러 가겠다며 옷을 챙기다가는 안실장의 “배를 사주겠다”는 제안에 홀딱 넘어가는가 하면, 그러다가도 “안 오면 리진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폭주족의 전화를 받고 인간의 존엄성을 운운하며 리진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페리박이 도현, 그리고 신세기와 다른 점은 특히 ‘빈틈’이었다. 폭탄으로 폭주족을 위협하며 기세등등하게 싸움을 펼치던 그였지만, 실수로 떨어뜨린 폭탄은 터지기는커녕 ‘백미 취사가 완료됐다’는 안내 멘트가 흘러나와 웃음을 자아냈다. 페리박은 결국 만신창이로 당해 리진과 함께 창고에 갇혀 버렸다.
이후 다시 본 인격을 찾은 도현은 신세기나 페리박의 힘이 아닌 자신의 노력으로 리진을 구해내 창고를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공개된 도현, 신세기, 그리고 페리박은 하나부터 열까지 전혀 다른 인격체다. 말투, 행동은 물론 생각하는 것과 갖고 있는 신념, 목표도 다르다. 지성은 1인 다역과 같은 역을 연기하면서 때로는 동정을 이끌어내고, 또 웃음을 주거나 보는 이를 놀라게 하는 등 다양하게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하나, 하나에서 빈틈 없는 그의 연기력이 빛났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곳곳에 도현의 과거에 관한 힌트가 공개돼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도현은 7살에서 8살까지 1년 정도의 기억을 잃었는데, 그 사이 어떤 사건 때문에 다중인격이 됐다는 것. 도현의 머리를 스치는 어릴 적 폭력 장면과 신세기가 말한 “기억하면 안 되는 것”이 아주 조금씩 초점을 맞춰가고 있다. 방송 말미에는 다음 인격인 ‘어린아이’로 인해 당황하는 도현의 모습이 그려져 앞으로 남은 인격들에 대한 기대감도 유발했다.
이제 막 리진과 손을 잡고 앞으로 험난한 인격들과의 전쟁을 치러야 할 도현. 극의 전개가 계속됨에 따라 이를 연기하는 지성, 그리고 황정음의 실력에도 기대가 부푼다.
‘킬미, 힐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