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과 안방에 한동안 여배우가 내뱉는 찰진 욕이 울려퍼질 예정이다.
주눅들만한 상황에도 오히려 시원하게 욕설을 날리고, 전혀 여성스럽지 않은 말투를 쓰면서도 여성적인 매력을 놓치지 않는 어려운 미션에 여러 여배우들이 성공을 해내고 있다.
지난 9일 첫방송된 tvN '하트 투 하트'에서 최강희는 말끝마다 "옘병"을 붙이는 과격한 연기로 시선을 모았다. 그가 연기하는 차홍도는 심각한 대인기피증을 앓아 사람들과 말 한마디 제대로 못섞는 성격인데, 그럼에도 화날 땐 화를 내고, 할말은 꼬박꼬박 다 하는 자세로 호감도를 끌어올렸다. 특히 거울 보고 예쁜 척을 하다가 "옘병" 등 할머니들이 자주 쓰는 욕설을 내뱉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두 영화 '허삼관'과 '오늘의 연애' 역시 과격하지만 사랑스러운 여자 주인공들이 시선을 끈다.
'허삼관'에서 본의 아니게 다른 남자의 아이를 허삼관과 키워온 허옥란 역의 하지원은 관객의 예상을 비켜가는 당당한 태도로 역시 '하지원표 엄마', '하지원표 아내'는 다르다는 걸 증명한다. 애지중지 키워온 첫 아들이 남의 아이라는 걸 알게 된 후 허삼관(하정우 분)은 각종 '찌질'한 복수를 펼치는데, 이에 하지원은 화끈한 욕을 쏟아내거나 허삼관보다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로 타이틀롤 허삼관에 전혀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뽐낸다.
'오늘의 연애'는 예쁘면서도 남자다운 문채원의 연기가 빛을 발하는 영화. 인기 만점 기상 캐스터 김현우 역을 맡은 문채원은 오랜 친구 강준수(이승기 분)에게만은 욕설을 날리고 막말을 일삼는 모습으로, 이중 매력을 어필한다. 술을 마시고 남자에게 전화를 수십통하거나, 남자로 안보이는 남자 앞에서 마음껏 망가지는 연기는 여성팬들의 공감을 사기도 충분한 상태. 청순한 외모를 뽐내다말고 찰지게 욕을 내뱉는 모습은 로맨틱 코미디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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