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프랑스 파리 중심부 샤를리 에브도에서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난사 사건은 자생적 테러리스트 즉 '외로운 늑대(lone wolf)'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외로운 늑대라는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리고 외신들은 왜 외로운 늑대를 표현할 때, 영어에서 '외로운'이라는 뜻의 'lonely' 대신 '홀로 행동하는'이라는 뜻의 'lone'을 사용하는 것일까?
원래 'lone wolf'라는 말은 무리에서 따로 떨어져 홀로 행동하는 늑대를 가리키는 전문 용어다. 주로 젊은 수컷과 권력을 다투다 무리에서 방출된 늑대, 새로운 거주지를 찾아서 이동할 때 무리에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는 늙고 병든 늑대를 말한다. 이후 'lone wolf'는 뉴베리상(미국 아동문학에 크게 공헌한 작가에게 주는 상) 수상 작가 캐스린 래스키가 쓴 '늑대를 넘어서'(2010)라는 동화책에 등장하면서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lone wolf'를 자생적 테러리스트라는 의미로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국 극우 인종주의자 앨릭스 커티스였다. 그는 1990년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집단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이 용어를 썼다. 그런데 2009년 미국 텍사스 군부대 총기 난사 사건, 2011년 노르웨이 정부 청사 폭탄 테러, 재작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 등 지난 4~5년간 개인이 주체가 된 테러 행위가 늘어나면서 'lone wolf'가 아예 이슬람교를 추종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일컫게 된 것이다.
국내에선 'lone wolf'의 직역과 다소 차이가 나는 '외로운 늑대'라 통칭하고 있다. 직역했을 때 단어가 길고 번거로워질 뿐 아니라, 한국어 어감상 '외로운 늑대'라고 했을때 더 의미가 쉽고 강렬하게 전달된다는 측면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입력 2015.01.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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