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서방의 경제재제와 유가 하락의 여파로 러시아 부자들의 자산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마켓워치는 7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자산정보업체 웰스엑스(Wealth-X)의 보고서를 인용, 러시아 부호 5명 중 3명의 자산이 지난해 3월 이후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유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데다가, 작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경제재제를 가해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부호들의 손실이 컸다. 알리셰르 우스마노프 메탈로인베스트 회장이 대표적. 그는 러시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인 메탈로인베스트의 최대 주주로, 지난해 조사에서 러시아 최고 부자에 올랐다.
우스마노프 회장의 보유 자산은 그러나 작년 3월부터 12월 사이 약 25%에 달하는 45억달러(약 5조원)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재산이 2억달러(약 2200억원) 감소한 빅토르 벡셀베르크 레노버 회장에게 최고 부자 자리를 넘겨줬다.
'석유 재벌' 미카일 프리드먼 알파 그룹 회장 자산의 약 18%에 해당하는 27억달러(약 3조원)도 같은 기간 증발했다. 레오니드 미헬손 노바텍 최고경영자(CEO)는 보유 자산의 무려 41%(약 7조7000억원)을 날렸다. 알파그룹과 노바텍은 각각 러시아 석유와 천연가스를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반면 러시아와 관계가 먼 자산을 가진 부호는 손실을 면했다.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의 자산은 이 기간 오히려 1억달러(약 1100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