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저에게는 20년 된 친구가 있습니다."
배우 송윤아가 지난 해 12월 30일 열린 '2014 MBC 연기대상'에서 '마마'로 특별기획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전한 소감 중 한 말이다.
송윤아는 당시 "저에게는 20년 된 친구가 있습니다. 20년간 저와 함께 힘든 일 기쁜 일 좋은 일 아팠던 일 다 함께 해 준 제 매니저 황경수 대표님, 우리 앞으로 20년만 더하자. 감사합니다"라며 매니저에게 남다른 고마움을 표해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스노우볼 엔터테인먼트 황경수 대표. 황 대표는 현재 송윤아, 이수경, 백진희, 신동욱, 양진성, 고윤, 오의식 등의 배우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 송윤아는 그 중 가장 큰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황 대표는 업계 오래된 베테랑이자 많은 후배 매니저들의 대선배이기도 하다.
송윤아와 황 대표의 인연은 20여년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1995년 KBS슈퍼탤런트 금상을 받으며 데뷔한 송윤아를 눈여겨 본 황 대표는 이후 몇 번의 시도 끝에 직접 만나 그와 이야기를 나누게 됐고, 함께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 계약서 없이 시작한 것이, 지금도 역시 계약서 없이 일을 하고 있다.
송윤아는 이후 1998년 SBS '미스터큐'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당대의 트렌디 드라마에서 주인공 해원(김희선)을 사사건건 괴롭히는 악역 황주리를 연기하며 송윤아는 그야말로 큰 사랑을 받았다. '여배우는 악역을 해야 뜬다'란 말은 사실 이 때부터 나온 얘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이 황주리 역을 놓고 주위에서 반대가 있었지만, 황 대표가 특유의 감으로 이를 밀고나갔다는 후문. 황 대표는 "악역에 대한 반대가 있었는데, 내가 보기에 너무 매력적이더라. 이 역을 꼭 해야한다고 주장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후 송윤아의 행보는 승승장구. 드라마 '왕초'(1999), '호텔리어'(2001), '폭풍 속으로'(2004) 등을 통해 연기력과 스타성을 갖춘 배우로 자리매김하며 인기 행보를 이어갔다.
제 2의 전성기를 연 작품은 드라마 '온에어'(2008)라고 할 수 있다. 김은숙 작가의 분신으로 느껴졌던 드라마 작가 서영은 역을 통해 송윤아는 배우로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더욱이 이 드라마는 업계 관계자들에게 큰 관심을 모았는데, 톱스타 오승아(김하늘)를 위해 돈을 떠나 열정를 쏟아붓고 의리로 똘똘 뭉친 매니저 장기준(이범수)의 모습은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진정성이 있었다. 황 대표도 그 중 한 명으로 꼽혔다.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연예인과 매니저가 오랜 인연을 이어가는 사례가 굉장히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든 어떻게 항상 좋기만 하랴. 송윤아는 배우 설경구와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며 활동을 쉬기도 했다. 동시에 사람들의 오해에 아픔을 겪으며 남몰래 눈물도 흘렸다. 매니저는 물론 친구이기도 하지만 친구를 넘어 해당 연예인이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사람이기에 황 대표 역시 힘든 시간을 함께 했다고 할 수 있다. 부침을 함께 겪으며 때를 기다렸고, 그 달콤한 성과가 '마마'다. 연예인에게는 누구나 굴곡이 있고, 활동을 쉴 때도, 신상에 변화가 올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흔들림 없이 옆에 있을 수 있는 것은 확실히 비지니스 마인드를 넘어서야 가능하다.
황 대표는 송윤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주위 사람에게 잘 하는 것을 꼽으며 "송윤아 씨는 모든 남성의 이상형이였다"라고 전했다. "주위에서는 외모를 넘어서 인간적인 면모 때문이 컸다. 현장에서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스태프들을 하나하나 챙기는 따뜻함과 부드러움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라고 자부심을 표현했다. 다른 매니저는 "현장에 송윤아 씨가 등장하면 이름을 연호하던 에피소드도 있다"라는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그런가하면 이들을 지켜보는 한 연예 관계자는 "두 사람이 많은 걸 서로 의지하고 신뢰하는 것 같다"라며 "송윤아 씨가 연기자 생활을 하며 그간 많은 회사에서 러브콜이 왔는데도 단한 번도 옮긴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 업계 관계자로서 사실 질투 날 정도로 부러운 모습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