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의 측근들이 7일 발간한 책 '안철수는 왜?'에서 지난 2012년 대선 과정에서 단일화 협상을 했던 문재인 의원과 친노 진영을 강하게 비판했다. 안 의원은 단일화 합의 이후 측근들에게 "나를 지지한 사람들이 문재인을 지지할 수 있도록 명분이라도 만들어줘야하는데, 문재인측에서는 이것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없다"며 우려했다고 저자들은 전했다.
이 책에 따르면, 안 의원은 대선 후보 사퇴 이후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가 출마를 포기한다고 해서 나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당연히 문재인 지지로 넘어가겠습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지지층의 기반도 다르고 지지의 이유도 다르죠. 그렇다면 나를 지지한 사람들이 문재인을 지지할 수 있도록 명분이라도 만들어줘야하는데 문재인측에서는 이것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자들은 책에서 "문재인 후보측은 안철수 사퇴 후 처음에는 '이번 대선은 자기들에게 맡겨놔라' 식이었다가 일주일 정도 지나서 지지율이 많이 밀리기 시작하니까 안철수에게 다시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번도 안철수가 주장한 새정치의 가치나 명분은 들을 생각을 안하고 그냥 문재인 선거 운동 일정에 맞춰 손 잡고 다니며 얼굴마담 해달라는 식이었다"고 했다. 이들은 또 "황당하게도 당시 안철수가 제시한 공약은 문재인 후보 캠프쪽보다 박근혜 후보 캠프쪽에서 더 많이 가져갔다"고도 했다.
이들은 친노 세력에 대해서도 "친노 강경파 일부 의원들이나 친노 좌장격인 문재인 의원은 당이나 당 지도부가 어떻게 되건 말건 단식 투쟁, 장외 투쟁 등 강경 투쟁 일색으로 간다"며 "이런 행보를 통해 자기들끼리만 똘똘 결집할 수 있으면 뭐가 되도 된다는 식의 우물안 개구리식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당에 대한 국민의 치솟는 불만이나 당 지도부의 고충은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단일화 과정에서 문재인 후보측과 민주당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우리 내부에서 여론조사 자체의 공정성에 상당한 회의가 있었다"며 "민주당에서 '단일화 여론조사가 실시됩니다. 착신해주세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서, 우리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재발방지안을 내놓으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고 했다. 또 "민주당에서 처음에는 '안철수가 사퇴할 거다'라는 설을 퍼뜨리더니 이게 안 먹히니까 '현실 대통령은 문재인, 안철수는 미래 대통령'이라는 설을 퍼뜨렸다"며 "우리 캠프에도 '이번 대선은 포기하고 다음 대선에 나가는 것으로 했다는데 맞냐'고 묻는 전화가 쏟아졌다"고 했다. 이들은 "안철수가 대선 출마를 포기하기 전까지도 다수의 국민은 안철수로 단일화가 되기를 바랐던 것 같다"고도 했다.
저자들에 따르면, 안 의원은 출마 포기 후 지지자들에게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든 안되든 저는 저 자신의 정치를 계속하겠다", "민주당과 함께 뭔가를 한다든지, 민주당과 같이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고 한다. 저자들은 "민주당과 함께 뭔가를, 심지어 단일화 협상 같은 것도 두번 다시 할 일이 없을 거라고 했는데 그 후 민주당과 합당까지 했으니 아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