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0시를 조금 넘긴 시간, 일본 오사카(大阪)시 중심가를 지나는 운하 도톤보리가와(道頓堀川)에서 의식불명 상태의 한국인 A(18)군이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찰은 여행 중이던 A군이 도톤보리로 뛰어들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일본인 60여명이 새해 축하를 위해 일제히 도톤보리가와로 뛰어들었다. 오사카에서는 '도톤보리 다이빙'으로 2003년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오사카 젊은이들은 왜 도톤보리 다이빙을 하는 것일까.

2013년 6월 일본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자, 이를 축하하는 한 젊은이가 도톤보리가와에 뛰어들고 있다.

1985년 지역 구단인 한신 타이거스가 21년 만에 리그 우승을 하자 일부 흥분한 야구팬들이 도톤보리가와에 뛰어든 것이 계기가 됐다. 타이거스 팬은 일본에서도 가장 열성적인 팬들로 유명하다. 당시 타이거스 팬들은 패스트푸드체인점인 켄터키프라이드치킨 점포 앞에 있던 하얀 양복에 안경 쓴 창업자 커널 샌더스 상(像)도 운하에 던졌다. 이후 타이거스의 성적이 부진하자 '샌더스의 저주' 때문이라는 풍문도 떠돌았다. 샌더스 상은 2009년 운하 청소 중 발견됐다.

타이거스 우승 축하에서 시작됐지만, 이후 오사카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도톤보리 다이빙이 일본 국가대표팀의 승리, 새해맞이 등 일종의 '축하 퍼포먼스'로 자리 잡았다. 이 때문에 경찰은 다이빙이 예상되는 날에는 운하 주변 경비를 강화하고 있지만,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 제대로 단속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도톤보리가와 부근에는 번화가가 많아 강 양쪽으로 빌딩이 가득 늘어서 있다. 밤이면 빌딩마다 네온사인들이 넘쳐나 오사카를 대표하는 야경을 이룬다. 강의 수질은 좋지 않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