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기대상이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뻔한 수상자로 아쉬움을 남겼다.

MBC 연기대상은 지난 30일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개최, 약 3시간 50분 동안 진행됐다. 올 한해는 MBC 드라마들이 모두 좋은 기록을 보이며 '드라마 왕국'이라는 수식어에 무게를 실은 해였다. 그럼에도 현장에 자리하지 않은 배우들이 넘쳤으며, 눈에 뻔히 보이는 수상자들로 긴장감을 떨어뜨렸다.

이날 대상 수상은 이유리였다. 문자 투표로 대상자를 결정한다고 알려진 후 유력하게 거론되어 오던 인물이 대상을 수상한 것. 이유리의 수상은 이견이 없지만, 이유리가 대상을 받기까지의 과정은 눈에 뻔히 보였다.

함께 대상 후보에 오른 오연서와 송윤아가 대상에 앞선 최우수상을 나란히 차지했기 때문. 송윤아는 특별기획, 오연서는 연속극 부문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거머쥐었고, 당연히 대상은 이유리로 확정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에 대상을 호명하는 순간에도 긴장감이 들지는 않았다.

대상 뿐 아니라 이날 우수상 및 타 시상 부문에서도 긴장감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였다. 우수연기상 수상부터는 후보만 봐도 누가 수상할 지 알 수 있었다. 후보 중 참석한 인물이 수상 무대에 올랐기 때문. 한 예로, 우수 연기상 미니시리즈 남자 부문 후보에는 김상중,이선균,주상욱이 올랐으나 이날 시상식에는 김상중만이 참석했고 수상자 역시 김상중이 호명됐다.. 참석자가 수상자가 되는 그림은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됐다.

그럼에도 MBC 연기대상은 공동수상을 대폭 줄여 아쉬움을 달랬다. 공동수상이 없지는 않았지만, 주요 부문인 우수상과 최우수상에는 한 명씩 수상을 해 의미를 높였다. 다만 신인상, 인기상, 황금연기상 등에는 두 명 이상의 수상자가 나왔다.이날 신인상은 최태준과 임시완, 고성희, 한선화가 받았다. 아역상은 '마마'와 '왔다 장보리'에서 큰 활약을 한 윤찬영과 김지영이 차지했다. 황금연기상 남녀 부문 수상자도 각각 두명씩 선정됐다. 이 부문에는 안내상, 최민수, 김혜옥, 이미숙이 받게 됐다.

최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는 장혁, 여자는 장나라가 받았다. 최우수연기상 특별기획의 남자는 정일우, 여자는 대상 후보인 송윤아가 받았다. 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 부문의 남자는 '개과천선'의 김상중이, 여자는 '내 생애 봄날'의 최수영이 받았다. 특별기획 부문 남자는 최진혁, 여자는 백진희가 받았다. 우수연기상 연속극 부문 남자는 이장우, 여자는 김지영이 수상했다.

올해의 연기자상은 대상 후보인 이유리가 받았다. 이유리는 자신이 받을 줄 몰랐다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보여 눈길을 끌었다. 남녀 인기상은 신하균과 장나라가 수상했고, 베스트커플상은 장혁과 장나라가 수상, 장나라의 2관왕을 부각시켰다. 신설된 상인 단막 연기상에는 변희봉이 선정됐다. "감독에게는 자신이 한 번 해보는 처음으로 해 보는 프로그램이 단막극이다. 연기자에게 다양한 캐릭터를 열연할 수 있는 기회다"라며 단막극에 많이 출연해달라고 호소하며 단막 연기상에 대한 의미를 피력했다.

공로상은 고 김자옥이 수상자로 호명됐다. 대장암으로 숨을 거둔 김자옥 대신 큰 아들 오영환씨가 대신 무대 위에 섰으며, 그는 "밝고 명랑하던 웃음 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 직접 이 상을 받았다면, '이런거 나이 많은 사람한테 주는 것 아니냐'고 했을 것 같다. 연기를 사랑했고, 매일 같이 아프신 동안 그리워한 무대가 이런 무대였을 것 같다"라며 어머니를 추억했고, 사랑을 준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대신했다.

이날 연기대상에는 다양한 축하 무대도 이어졌다. 1부 오프닝은 MC 최수영이 강렬한 댄스를 선보이며 화려하게 문을 열었고, 1부 마지막에는 아역상을 받은 김지영이 '까탈레나'를 깜찍하게 소화하며 보는 이들에게 아빠 미소를 선물했다. 2부 오프닝은 최진혁이 '사랑의 바보' 무대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새로운 매력을 어필했다.

이날 MBC 연기대상은 신동엽과 수영의 진행으로 이뤄졌다.

▲대상-이유리(왔다 장보리)
▲올해의 드라마상-왔다 장보리
▲최우수연기상 연속극 여자-오연서(왔다 장보리)
▲최우수연기상 연속극 남자-김지훈(왔다 장보리)
▲최우수연기상 특별기획 여자-송윤아(마마)
▲최우수연기상 특별기획 남자-정일우(야경꾼일지)
▲최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 여자-장나라(미스터백, 운명처럼 널 사랑해)
▲최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 남자-장혁(운명처럼 널 사랑해)
▲우수연기상 연속극 여자-김지영(모두 다 김치)
▲우수연기상 연속극 남자-이장우(장미빛 연인들)
▲우수연기상 특별기획 여자-백진희(오만과편견)
▲우수연기상 특별기획 남자-최진혁(오만과편견)
▲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 여자-최수영(내 생애 봄날)
▲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 남자-김상중(개과천선)
▲황금연기상 여자-김혜옥(왔다 장보리), 이미숙(미스코리아, 장미빛 연인들)
▲황금연기상 남자-안내상(왔다 장보리), 최민수(오만과 편견)
▲남자 신인상-최태준(엄마의 정원), 임시완(트라이앵글)
▲여자 신인상-고성희(미스코리아,야경꾼일지), 한선화(장미빛 연인들)
▲아역상-윤찬영(마마), 김지영(왔다 장보리)
▲올해의 작가상-유윤경(마마), 김순옥(왔다 장보리)
▲올해의 연기자상-이유리(왔다 장보리)
▲남녀 인기상- 신하균(미스터백), 장나라(운명처럼 널 사랑해, 미스터백)
▲베스트 커플상-장혁, 장나라(운명처럼 널 사랑해)
▲단막 연기상-변희봉(내 인생의 혹)
▲공로상-김자옥

goodhmh@osen.co.kr
MBC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