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 판정 논란 속에서 김연아를 제치고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 금메달을 차지한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는 올림픽 후에도 끊임없이 '실력 검증'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소트니코바가 소치 올림픽 이후 나선 국제대회 수는 '0'이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일본 사이타마)는 물론이고 2014~2015시즌 ISU(국제빙상연맹) 그랑프리 시리즈에 한 차례도 출전하지 않아 세간의 의혹을 키웠다. 소트니코바는 그때마다 발목 부상을 불참 이유로 내세웠지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답지 않은 행보로 비난의 목소리만 높아졌다.
소트니코바는 소치올림픽 갈라쇼에서 대형 형광색 깃발을 들고 어설픈 연기를 펼치는 바람에 '형광 나방'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지난 7월 일본에서 열린 아이스쇼에서는 엉덩방아를 찧자 다음 점프를 생략하는 등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트니코바는 그동안 대회 출전 대신 언론 인터뷰와 TV 출연 등에 열을 올리며 '잿밥'에만 관심 있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소트니코바는 내년 유럽 선수권 대표팀 선발전을 겸해 열린 자국 선수권대회까지 불참하면서 최근 러시아빙상경기연맹이 발표한 유럽 선수권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림픽 우승자가 곧이어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나서지 않는 경우는 여럿 있었지만, 은퇴를 하지않은 상태에서 한 해를 통째로 건너뛴 건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NBC스포츠는 "소트니코바는 올림픽 이후 국제대회에서 정상의 기량을 보여준 적이 없다"며 "세계선수권 메달 없이 올림픽 챔피언이 된 유일한 선수"라고 비난했다.
'고의로 대회에 나서지 않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올 때마다 소트니코바는 엉뚱한 발언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그는 지난 3월 자신이 불참한 일본 세계선수권이 끝난 뒤 "세계선수권 대회 수준이 상당히 높았지만 역시 선수들에게 최고의 대회는 올림픽"이라고 말했다. 한 러시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올림픽 금메달로 피겨 무대에서의 꿈을 이뤘고 배우가 되고 싶은 두 번째 꿈을 이뤄보고 싶다"고 말해 은퇴설이 돌기도 했다.
소트니코바는 한국 네티즌들로부터 '금메달 자격'에 대한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자 자신의 SNS (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해 '한국인들은 쓰레기같이 지저분한 댓글로 내 SNS 계정을 어지럽힌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