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세호 기자] 현역 은퇴를 결심한 포수 현재윤(35)이 LG 트윈스 팬들에게 손편지를 보냈다.
현재윤은 지난 29일 LG 팬카페 ‘네이버 쌍둥이마당’에 편지를 보내며 고심 끝에 은퇴를 결정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어린 시절 LG 트윈스 선수를 꿈꿨던 것을 회상하고, 2013시즌 LG팬들의 성원으로 올스타전 포수로 선정된 것에도 고마움을 표했다. 비록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지만, 새로운 세상에서 두 번째 인생에 도전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현재윤은 2002년 삼성에 입단, 13년 동안 46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1리 11홈런 10도루 87타점 96득점을 기록했다. 2012년 12월 트레이트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고, 2년 동안 LG 포수진의 고참 역할을 했다. 현재윤은 2015시즌 프로야구 해설가로 다시 그라운드를 찾을 예정이다.
다음은 현재윤이 직접 작성한 편지 내용.
서울의 자존심, 무적 LG트윈스의 자존심. 잠실벌의 진정한 주인 팬 여러분께
2014년 10월5일 넥센전에서의 수훈 선수 인터뷰, 그때 그 인터뷰가 제 야구인생의 마지막 인터뷰가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흔하디 흔한 일상일수도 있던 그 날이 제게는 27년 야구 인생에 마침표가 되는 가장 특별한 날이 되었습니다.
참 힘들고 어렵게 고향으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구길이형을 따라 처음 잠실 야구장에서 쌍방울과 LG의 경기를 봤던 그날의 그 감동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LG는 배고프고 처절했던 초등학교 4학년짜리 재윤이에게 유일한 희망이자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그 마지막을 제가 꿈꾸고 사랑했던 LG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후배 투수들에게 든든한 포수가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고 부끄럽고 힘들었습니다. 제가 하지 못했던 그 역할을 후배 포수들이 잘 해줄거라 믿고 그들을 지지하고 싶습니다.
야구도 못하는 못나고 부족한 포수를 올스타전 포수로 만들어주신 여러분께 이제야 인사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 고마운 마음 가슴속에 간직하고 앞으로도 뜨겁게, 혼신의 힘을 다해 매 순간 제가 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 비록 응답하라 1994의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응답하라 1994의 주인공을 바라보며 야구의 꿈을 키웠던 한 사람으로서 2000년대에 마지막 주인공은 LG가 되길 응원합니다.
짧지만 강렬했던 잠실벌의 함성을 기억하며 새로운 세상에서 제 삶의 2막을 도전해 보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서울의 자존심 무적 LG 트윈스
2014.12.28. 서울에서 현재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