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 시즌 연말을 맞아 만화 역시 술잔치를 벌이고 있다. ‘주당녀’들의 유쾌한 술판이다.
일본 만화 '와카코와 술'이 대표적. 26세 미혼녀 와카코가 매일 밤 술과 안주를 찾아 술집을 탐방하는 단순한 내용이나, 맥주·사케 등 갖가지 술과 더불어 연어소금구이·생춘권·마늘포일구이 등 맛깔스러운 안주의 향연 덕에 지난 15일 한국에서도 발간됐다.
"만화 연재 후 혼자 술 마시는 횟수가 현격히 늘었다"는 작가(신큐 지에)의 고백처럼, 만화에 등장하는 술과 안주에서 시각적 취기를 즐기려는 독자들이 끊이질 않아 내년 1월 일본 위성방송채널인 BS재팬에서 동명의 드라마로도 방영될 예정이다.
출판사 AK커뮤니케이션즈 송정환 팀장은 "'술=만취' 등식에서 벗어나 술을 식도락의 관점으로 접근하려는 여성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이 만화의 구매 독자 중 58%가 30대, 55%가 여자였다.
한국 만화도 마찬가지. 4월부터 연재 중인 웹툰 '술꾼 도시 처녀들'이 지난 12일 단행본으로 나왔다.
30대 여자 3명의 '본격 음주 공감툰'을 표방하는데, 그림체는 조악해도 "숙취 해소엔 '술똥'을 누는 게 최고"라는 식의 과격한 처녀들의 에피소드가 재미다. 실제 음식점과 주력 메뉴, 어울리는 술을 모은 부록까지 챙겼다. 최근 드라마 제작사와 계약도 끝마쳤다.
SNS에도 술바람은 이어진다. 지난 8월부터 '전통주'를 주제로 페이스북에 연재 중인 웹툰 '대동여주도'는 '이 세상의 술을 다 먹어 버리겠다는 두 여자의 술 이야기'를 부제로 삼는다. 페이스북 페이지엔 술 관련 웹툰과 함께 문배주·송화백일주 등 전통주 관련 정보 등이 올라온다.
박초희(33·그림)씨와 함께 이 페이지를 운영 중인 이지민(35·스토리)씨는 9년 정도 LG상사 와인사업부에 근무하며 각종 술을 섭렵하다 전통주에 빠졌다. 이씨는 "웹툰을 보고 연말 회식용이나 선물용으로 전통주에 대해 문의하는 직장인들이 일주일에 100명 정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