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차량이 늘어 주차 공간이 부족해지는 바람에 차 3대를 5분 거리에 있는 외부 주차장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차를 외부에 주차해야 하는 사람 명단이 발표됐는데, 영업 총괄 강 상무와 영업부 고참 부장 둘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상무님과 두 부장님은 차에 짐 실을 일이 별로 없지만, 영업 사원들 차에는 늘 짐이 많아요. 매장에 필요한 집기나 샘플, 진열 도구들이죠. 만약 사원들이 외부 주차장으로 옮기면 짐을 들고 회사까지 걸어와야 해요. 그들이 더 가까운 주차장을 쓰는 것이 맞지요." 이들은 직책 대신 업무를 기준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는 이런 문화를 자랑스러워한다.
연매출 35조원을 올리는 이 회사에는 개인 집무실이 없다. 회장도 사장도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직원과 같은 공간에서 일한다. 또 책상 크기와 책상이 차지하는 공간도 같을 뿐 아니라, 자리 배치도 업무 연관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직급이 높다는 이유로 회사 차나 비서를 제공하지 않으며, 출장 때는 비행시간이 4시간 넘으면 직급에 상관없이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한다. 그 이유는 '모든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매주 월요일 아침 임원 회의 명칭은 '모닝카페'. 내부적으로는 체크인(check-in)을 한다고 표현하는데 개인 공간의 문을 두드리는 아주 부드러운 주제로 시작한다. 주말에 어디를 다녀왔는지, 무슨 책을 읽었는지, 요즘 재미있는 영화는 무엇인지, 아이는 별 탈 없는지 주로 일상적인 것을 약 30분 동안 나누며 체크인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회의를 시작한다.
이 회사는 또 탄력 근무제를 운용한다. 아침 8시부터 10시 사이에 자유롭게 출근하고, 8시간을 일하고 자유롭게 퇴근한다.
이 모든 게 가능한 까닭은 다섯 가치관이 있기 때문인데, 그중에서도 '상호성' 원칙을 가장 중요하게 실천하고 있다. 상호성 원칙은 직원, 고객, 협력업체, 대리점과 이익을 공유하려고 할 뿐 아니라 정부, 농민, 환경과 지구는 물론 심지어 경쟁사와도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야 경영이 지속 가능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회사 이름은 '마즈(Mars)'. 우리가 잘 아는 초콜릿 제품 스니커스, M&M'S, 트윅스 등을 판매하는 업체로 매출 1조원을 넘는 브랜드만 11개가 있는 연매출 35조원의 글로벌 기업이다. 1911년에 태어난 이 회사 나이는 103세. 장수 비결은 수평선보다 더 수평적인 가치관과 문화 덕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