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토막살인 박춘봉(55)의 시신 훼손 방법이 경찰에 의해 일정부분 확인되면서 그에게 '제2의 오원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고 있다.
두 살인범에게 유난히 공통점이 많은 이유에서다.
14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박춘봉과 오원춘(44)은 모두 중국국적을 보유한 조선족이다. 경기 수원에서 살인을 저질렀고 범행 후 조사에 임하는 태도까지도 비슷했다. 조사 과정에 이들은 별다른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시신훼손 과정에서 범행의 잔혹성은 서로를 쏙 빼닮았다. 일각에선 박춘봉이 '오원춘 모방범죄'를 저지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사건과 관련성은 없지만 이름에 춘(春)자가 포함된 것도 두 살인범을 연관 짓게 한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박춘봉은 범행대상이 평소 알고 지내던 동거녀였던 반면 오원춘은 범행대상이 일면식도 없던 여성이었다는 점이다.
경찰에 의하면 박춘봉은 지난달 26일 불상의 시간에 자신의 전 거주지에서 동포이자 동거녀였던 피해자 A(48)씨를 살해한 뒤 팔달구 임시거처로 시신을 옮겨 잔혹하게 훼손했다.
칼과 기타 도구를 이용해 A씨의 머리와 상반신, 팔, 다리를 절단해 분리했다. 몸 안에 있던 장기도 대부분 떼어냈다. 가슴과 허벅지 등 살점을 뼈와 분리하는 엽기적인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는 2~3일에 걸쳐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토막 낸 시신을 비닐봉투에 담아 유기했다. 박춘봉은 시신 유기 후 또 다른 여성과 만나 모텔에 투숙하려다 결정적 시민제보를 받고 추적하던 경찰에 의해 범행 18일 만에 체포됐다.
오원춘은 2012년 4월1일 오후 11시께 퇴근 중이던 여성 B씨(당시 28세)에게 다가가 성매매를 제의했고 B씨가 완강히 거부하자 자신의 방으로 강제로 끌고 들어가 B씨의 머리를 스패너로 두 차례 내려친 뒤 목 졸라 살해했다.
오원춘은 이후 장시간에 걸쳐 칼과 공구로 B씨의 시신을 훼손했다. 오원춘은 훼손한 시신 살점을 10개의 비닐봉투에 나눠 담아 유기하려다 '전날 밤 싸우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로 범행 이튿날 경찰에 체포됐다.
박춘봉의 시신 훼손 과정을 언론을 통해 접한 시민들이 2년 전 끔찍했던 '오원춘 악몽'을 떠올릴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오원춘 사건 이후 SNS 상에 떠돌았던 인육캡슐 괴담이 박춘봉 사건 직후 재유포 된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편 경찰은 앞서 13일 박춘봉에 대해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춘봉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늘 오후 3시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된다.
오원춘은 1심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으나 항소, 2013년 1월 대법원으로부터 무기징역을 확정 받고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