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 2월 '조폭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이후 전국에서 2조원대의 조폭 연루 지하경제를 적발해 345명을 구속하고, 898억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확보했다.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윤갑근 검사장)는 지난 2~10월 조직폭력배를 집중 단속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검찰 수사 결과 '3세대(世代) 조폭'은 과거 1·2세대 조폭의 유흥업소 관리나 마약 매매, 조직 간 폭력 범죄를 넘어 기업 M&A(인수·합병)·금융·주식시장에 진출하고, 불법 선물(先物)시장까지 만들어 횡령·탈세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과거 일제강점기와 이후 정치 세력과 결탁한 폭력 조직을 1세대, 1980년대 이후 살인·폭력·갈취 등을 일삼은 폭력조직을 2세대로, 최근 과거보다 범죄 수법이 다양화·지능화된 조폭을 '3세대 조폭'으로 규정했다.
대전 지역 폭력조직인 '유성온천파' '반도파' 조직원들은 1200억원대 불법 선물시장을 개설했고, '목포오거리파' 조직원들은 사채업을 하면서 상장사를 인수한 뒤 사채(社債) 발행 자금 등 94억원을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청주 지역 폭력조직인 '파라다이스파' 조직원들은 석유업계에 진출해 950억원대 무자료 세금계산서를 유통해 세금을 포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조폭이 이권(利權)에 개입한 스포츠토토 등 불법 도박장을 집중 단속해 사행행위 사범 263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적발된 지하경제 규모가 1조7682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구 지역 3대 조폭 중 하나인 '동구연합파'는 불법 게임장을 열어 조직 운영 자금을 조달하다가 적발됐고, 전국구인 '범서방파' 수괴급 조직원은 마카오 카지노와 손잡고 원정 도박을 한 한국인에게 '롤링 칩'으로 불리는 도박 자금을 제공하다가 검거됐다. 382억원 상당 불법 스포츠토토를 주도한 성남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전직 경찰관과 유착해 1500억원 상당의 도박 사이트 '황금어장'을 운영한 '경산인규파'도 있었다.
검찰은 1세대 조폭 때부터 있었던 조직 간 속칭 '전쟁'을 위한 집단 대치나 칼부림 등 폭력 단체 활동에 대해서도 집중 단속을 벌여 범서방파 부두목 등 42명을 구속했다.
대검은 조폭들로부터 범죄 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898억원 상당의 재산에 대해 보전 조치했다고 밝혔다. 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제3세대 조폭들의 지하경제와 폭력 활동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폭력조직이 마약에 깊숙이 개입하지 않도록 사전에 단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