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절도범들의 일본 쓰시마(對馬)섬 불상 절도 사건과 관련, 피해 사찰인 바이린지(梅林寺)의 주지는 26일 본지 기자에게 "도난당한 불상은 9세기 전후 통일신라로부터 선물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한국 절도단이 훔친 불상은 통일신라 시대 당시 구리로 제작된 높이 10.6㎝짜리 '탄생불(誕生佛)'로, 현재 쓰시마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하루타 유젠(春田勇禪·58) 바이린지 주지는 이날 본지와 만나 "탄생불은 9세기 통일신라가 건넨 선물로, 이후 1000년 넘게 줄곧 바이린지에 보관돼 왔다"고 말했다. 탄생불은 약탈 문화재가 아니라 정당하게 쓰시마로 반입된 불상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를 증명할 만한 문서에 대해서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김모(70)씨 등 40∼70대 한국 남성 5명은 쓰시마시 미쓰시마(美津島) 마을의 바이린지에서 탄생불과 경전 대반야경(大般若經) 300여 권을 훔친 혐의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하루타 주지는 이들에 대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았다"고 말했다. "탄생불은 양국 우호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문화재라 결코 돈으로 값을 매길 수 없다고 판단해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루타 주지는 "지금까진 아내와 함께 관리하면서 관광객들에게 탄생불을 공개해왔는데, 앞으론(되찾으면) 일반에 전시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