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진 벚꽃 아래 잠시 한숨 돌린 스님을 그린 이철원의‘봄·영암’.

매일 아침 따스한 일러스트로 독자의 마음을 데우는 조선일보 이철원 기자가 다음 달 29일까지 서울 누하동 갤러리 소행성에서 판화전을 연다.

보드라운 빛깔로 포근함을 담는 그의 그림엔 이미 고정 팬이 많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보다 많은 이들과 자주 소통하고 싶어 신문이란 매체를 택했다'는 그가 지면 밖 관람객들과 만나는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엔 만선의 기쁨을 담은 고깃배, 흐드러진 벚꽃 아래 망중한을 즐기는 스님, 낙엽 비 사이로 걷는 연인 등을 담은 판화 17점이 전시된다.

매일 수백만 독자에게 지면으로 '작품'을 선사하고 있지만, 정작 그는 '화가'라는 타이틀 앞에선 주저한다. "나의 그림이 단 한 명의 관람객에게라도 한 켤레 벙어리장갑처럼 다가가고, 봄볕 같은 목도리가 될 수 있다면 내 이름 앞에 '화가'라고 쓰겠다." 이철원의 그림에 한 번이라도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울림을 느꼈던 독자라면 은은하면서도 진한 감동을 맛볼 수 있는 전시다. 다음 달 29일까지. 문의 010-5230-9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