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비만 예방을 위해 학교 급식을 한 끼에 850칼로리(㎉)로 제한하면서 부실(不實) 급식 논란이 벌어졌다. 관련 법안 통과를 적극 지지했던 미셸 오바마 미국 퍼스트레이디는 비아냥의 대상이 됐다.

미국 미네소타주에 사는 앰버 슈뢰더는 21일 트위터에 "고마워요 미셸. 열여섯 살짜리 여고생은 이거면 충분하죠"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식판에 소시지 한 개, 사과 한 개, 방울 토마토 한 개, 무지방 우유 한 팩이 놓여 있는 학교 급식이었다〈사진〉.

추수감사절(27일) 연휴를 앞두고 미국 트위터가 '고마워요 미셸(ThanksMichelleObama)'이라는 해시태그(SNS에서 # 뒤에 특정 단어를 붙여 관련 글을 모아 볼 수 있게 한 기능)로 가득 찼다고 CNN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학생들이 추수감사절이 다가오는데 학교에서 특식은커녕 저열량·저염분 식단만 제공하자 '건강한 급식의 대변인' 미셸 오바마를 비꼰 것이다.

미셸 오바마는 2010년 제정된 '아동결식방지건강법' 통과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법안은 미국 공립학교의 급식 열량(고등학생 기준 750~850칼로리)을 제한하고 식단을 개선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소아비만율이 30%가 넘으면서 등장했다.

하지만 일률적으로 규정을 정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고 있다. 한 학부모는 23일 "운동선수인 내 딸은 한 끼에 1500칼로리는 먹어야 하는데 학교 급식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며 트위터에 급식 사진을 올렸다. 비만을 잡으려다가 영양분 섭취가 필요한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공화당은 "오바마 정부의 급식 규제는 정부가 모든 것을 관여하려다 벌어진 잘못"이라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