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외무고시 폐지 후 처음 선발된 외교관 후보자 43명이 1년(3학기) 교육을 마치고 21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수료식을 가졌다. 이번 1기생 43명 중엔 여성이 25명(58%)으로 여풍(女風)이 거셌다. 다음 달 통지될 최종 성적에 따라 39명은 외교관으로 임용되고, 나머지 4명은 외교 업무 인력이 필요한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으로 취업을 지원받게 된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외교원의 모토가 '나라의 앞날을 준비하라'이다. 여러분이 꼭 준비해달라"고 했다.
정부는 외교관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외무고시를 폐지하고 '외교 아카데미'인 국립외교원을 재작년 개원했다. '선(先)교육 후(後)임용' 방식으로 성적에 따라 임용 여부를 결정한다. 이른바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봉건시대 고관 자녀의 무시험 채용)' 부활 우려도 있었지만 1기 수료생 중 전·현직 외교관 자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연장자로 수료자 대표연설을 한 김현지(34)씨는 "시집간 서른셋 나이에 직장을 관두고 외교관이 되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의 긍정적 에너지가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통일부 직원으로 장관 통역을 맡았던 김씨는 "통일부에서 북한·한반도 문제를 보다 보니 외교관이 돼 통일 외교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유미진(26)씨는 동기들이 뽑은 '베스트 동료상'을 받았다. 서강대에서 중국문화학을 전공한 유씨는 "중국과 동남아를 무대로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