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4일 제네바에서는 매거진 '몬트르 패션(Montres Passion)'이 주최하는 '2014 올해의 시계'를 선정해 발표하는 시상식이 열렸다. 이 시상식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시계인 피아제 '알티플라노 38mm 900P'가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며 2014 올해의 시계로 선정되었다. 피아제는 이미 1년 전에 '알티플라노 데이트 40mm 오토매틱'으로 같은 상을 수상한 바 있다. 날짜 디스플레이 기능을 갖춘 피아제 알티플라노 데이트 40mm 오토매틱에는 무브먼트 '1205P'가 탑재되어 있는데, 이 무브먼트는 3mm 두께의 셀프와인딩 무브먼트(시계에 가해지는 진동으로 태엽이 감기면서 동력을 만드는 장치)로 6.36mm 두께의 초박형 케이스에 장착됐다.
올해의 시계 2년 연속 수상은 피아제가 '울트라 씬(Ultra-thin, 초박형)'시계 제조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피아제는 1957년에 피아제 공방에서 제작한 최초의 울트라-씬 핸드와인딩 무브먼트(손으로 태엽을 감아 동력을 만드는 장치) '칼리버 9P'를 공개했으며, 1960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오토매틱 무브먼트인 2.3mm 두께의 '칼리버 12P'를 선보이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번에 상을 받은 알티플라노 38mm 900P는 라코토페와 플랑레와트에 있는 2개의 피아제 통합 공방이 각 분야별로 긴밀한 협력을 통해 3년 동안 개발한 제품이다. 케이스와 무브먼트를 하나로 통합해 시계 두께가 겨우 3.65mm에 불과하다. 핸드와인딩 무브먼트와 케이스 부품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시계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인 이 시계는 울트라-씬 시계 부문의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으며 2014년 스위스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 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rie)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알티플라노 38mm 900P를 구성하는 145개의 부품 중 일부는 머리카락 하나 정도의 두께로 얇게 제작되며, 일부 휠의 두께는 0.12mm에 불과하다. 또한 고정된 부품과 움직이는 부품을 거의 100분의 1mm 간격으로 배치해 부품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했다.
알티플라노 38mm 900P는 무브먼트와 케이스를 통합했기 때문에, 케이스백(시계 뒷면)을 기계 부품이 장착되는 메인 플레이트로 변신시켰다. 또한 무브먼트의 구조를 반전시켜 다이얼 위로 브리지가 노출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시계를 착용한 사람은 다이얼을 통해 울트라-씬 무브먼트의 작동 원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18K 화이트 골드 케이스가 돋보이는 알티플라노 38mm 900P는 복잡하고 정교한 기술이 적용되었지만 외관은 매우 심플하며, 다이얼 중심에서 벗어나 배치되어 있는 핸즈(시곗바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