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중학교 교사가 수학여행 지도 중 여학생 숙소로 술과 담배를 소지하고 들어온 강릉 소재 다른 중학교 학생들을 구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강릉 A중학교 및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12시40분쯤 경기도 용인 한 리조트로 수학여행을 온 A중학교 학생 8명이 부산 B중학교 교사 C씨에게 폭행을 당했다. C씨는 당시 B학교 여학생 숙소에 몰래 들어온 A학교 학생 8명을 리조트 복도에 무릎을 꿇게 한 뒤 소지품 검사를 했다.
 
C씨는 학생들의 주머니에서 캔맥주와 담배 등이 나오자 여학생은 뺨을 때리고, 남학생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구둣발로 몸을 여러 차레 걷어찼다. 이 중 한 학생이 자신을 말리자 "너는 뭐냐"며 유독 심하게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에게 폭행당한 학생 한 명은 코피를 흘리는 등 전치 2주의 부상을 당했다.
 
이같은 사실은 A중학교 학생 학부모 일부가 C씨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경찰은 현재 사건이 발생한 리조트의 CCTV와 피해 학생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사건을 조사 중이다. 피해자 측은 "C씨가 폭행할 당시 술 냄새가 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씨가 근무 중인 B학교 측은 "최근 성추행 문제가 빈번하다 보니 C씨가 신경이 날카롭고 예민해진 상태에서 학생 지도를 한 것 같다"며 "과잉 체벌인지는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음주폭행에 대해서는 "C씨는 알러지 반응이 있어 평소 '술 잘 마시는 사람이 부럽다'고 할 정도로 술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피해학생 학모부들은 "A중학교 측이 '사건이 알려질 경우 학생들에게 징계를 줄 수밖에 없다'며 고소를 취하하라고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생들이 (먼저) 잘못한 것은 맞지만, 다른 학교 교사에게 학생들이 폭행을 당했는데 정황을 파악하기는커녕 사건을 감추기에만 급급한 학교의 대처에 화가 난다"고 했다.
 
이에 대해 A학교 관계자는 "우리 학교 학생이 잘못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고소 취하를 권유한 적은 있다"면서 "사건이 알려지면 학생들을 처벌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