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 무장단체 알 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미국 특수부대원의 신원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뉴욕데일리뉴스는 5일(이하 현지시각) “지난 2011년 빈 라덴을 사살한 저격수는 미 해군 소속 대테러 특수부대 네이비씰 6팀(Navy SEAL Team Six) 소속의 로버트 오닐(38)”이라고 보도했다.
오닐의 구체적 신상정보는 지난 3일 미국의 군사정보 전문사이트 ‘SOFREP.com’에 최초로 올라왔다. 과거 남성전문 패션잡지 에스콰이아에서 그를 인터뷰해 공개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안전 상의 이유로 오닐의 실명 대신 ‘저격자’라는 명칭을 썼다.
오닐의 아버지 톰 오닐(65)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오닐이 2011년 5월 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아보타바드의 한 가옥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향해 3발의 총탄을 쏴 그를 사살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사람들은 아들의 신상이 대중에 공개될 경우 이슬람국가(IS)의 표적이 될 것이라 걱정한다”며 “하지만 나는 (IS에게) 우리집 현관에 큰 표적을 그려놓고 ‘와서 우리를 해쳐 보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닐이 복무한 미 해군 특수전 연구개발단(DEVGRU)는 대통령 직속명령을 수행하는 최정예 부대로, 해당 부대원의 신상정보는 극비사항이다.
오닐은 미국 몬태나주(州) 뷰트에서 자라 19살에 네이비씰 요원으로 자원입대했다. 그는 입대 뒤 16년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을 오가며 수백건의 특수작전과 무장테러조직 소탕작전 등에 참여했다. 그동안 테러조직 수뇌 30여명을 사살했는데, 이중에 오사마 빈 라덴도 포함됐다.
그는 빈 라덴 사살된 이듬해인 2012년 8월에 퇴역했다.
그가 활약한 군사작전은 여러 편의 영화로 소개됐다. 빈 라덴 암살 계획인 넵튠 스피어 작전을 소재로 한 ‘제로다크서티(2012)’를 비롯해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선박의 구조작전을 다룬 ‘캡틴 필립스(2013)’, 탈레반 부사령관 제거 작전을 다룬 ‘론 서바이버(2013)’ 등의 영화가 그의 활약을 소재로 했다.
그는 군인으로 재직하면서 52개에 달하는 표창을 받았다. 여기에는 은성무공훈장 2개, 미 대통령 부대 표창 3개, 동성무공훈장 4개 등이 포함된다.
미국 폭스TV는 오는 11~12일 오닐에 대한 다큐멘터리 ‘빈 라덴을 사살한 저격수’를 방송할 예정이다. 오닐은 방송에 출연해 빈 라덴 제거 작전의 상황을 상세히 설명한다고 폭스TV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