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담당 기자를 하면서 신해철의 부음(訃音)을 쓰리라고는 상상치 못했다. 그는 젊은 데다가 항상 자신감에 차 있었고, 달변이면서도 냉철한 사고를 하는 사람이었다. 누구나 생각지 않던 삶의 종(終)을 맞을 수 있겠으나, 늘 쾌활하고 수다스럽던 그가 눈을 감은 채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이 슬프고도 낯설다.
TV와 라디오에서 독설(毒舌)로 이름났고, 호불호가 명백히 갈렸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원치 않던 이미지도 그때 생겼다. '마왕(魔王)'이란 별명을 그는 좋아했다. 그러나 '노무현의 사람들'로 뭉뚱그려지는 것은 달가워하지 않았다.
사실 2002년 대선 당시 386세대에게 신해철의 노무현 지지는 좀 생뚱맞은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