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 기자] 영화 '나의 독재자'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자장면에 대해 연출을 맡은 이해준 감독이 입을 열었다.
영화 속에서 단연 눈에 띄는 소재는 바로 자장면이다. 이해준 감독은 전작 '김씨 표류기'에서도 자장면을 꽤 '심도 있게' 등장시켜 눈길을 끈 바 있다.
2009년작 '김씨표류기'는 주연배우 정재영의 '자장면이 희망이다'라는 극 중 대사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자장면은 극 중 밤섬에 표류한 김 씨의 희망을 담는 소재로 이용됐다. 정재영과 이해준 감독이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과 함께 자장면을 먹는 이색 이벤트를 진행했을 정도.
특히 '김씨 표류기'에서 자장면 배달원이었던 배우 박영서가 '나의 독재자'에서도 역시 자장면 배달원으로 깜짝 출연하는 연관성을 지닌다.
다만 '나의 독재자'에서는 자장면 외에도 대사로 탕수육, 양장피 등이 등장하는데 이 음식들은 성근이 자신과 자신이 연기하는 김일성 사이에서 정체성에 손상을 입는 과정 속 증오를 발산하는 핵심 장치다. 성근이 '후덕한' 김일성의 외모를 만드는 데도 이 자장면이 한 몫한다.
이에 대해 이해준 감독은 27일 오후 OSEN과의 인터뷰에서 "왜 자장면인가?"란 질문에 "왜인지 모르겠다. 흔한 음식이니까"라는 솔직한(?) 대답을 들려줬다.
그는 "특별히 왜 자장면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이유는 극 중 허 교수(이병준)가 '지금 당장 먹고 싶은 게 뭐야?'라고 성근에게 물을 때, 즉각적으로 나올 수 있는 음식이 자장면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자장면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김씨 표류기' 때 자장면을 습관적으로 시켜 먹어 물렸다. 그런 물린 감정이 분노로 표현된 건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해준표 자장면 배달부' 박영서에 대해서는 "박영서가 '천하장사 마돈나', '김씨 표류기'에서 모두 중국집 배달원으로 나왔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부탁했다. 그러면서 박영서 씨에게 '내 영화에서 배달원은 무조건 너니까, 다음 영화에서 배달원이 주인공이길 바래라'고 말했다"라는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한편 '나의 독재자'는 남북정상회담 당시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설경구, 박해일, 윤제문, 이병준, 류혜영 등 출연,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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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독재자' 스틸(오른쪽)